[내 인생의 영화]
7일 동안 하는 거 아니었어? <7일간의 사랑>
2003-01-29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고3 때 나의 가장 친한 친구 병찬이가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는데 야한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도 지랄을 해서 그래도 영화에 대해서는 좀 안다고 하는 내가 고심 끝에 선택한 것이 이었다. 하루에 한번 사랑하기도 힘든데 니~미 7일 동안 X라 사랑만 한다면… 으아~ 이것은 분명 <애마부인>과는 쨉이 안 되는 울트라 캡숑 짱 영화임에 틀림이 없는 줄 알았다.

#1. 부산 온천장 스파극장(영화상영 뒤 10분 경과)영화내용: 주인공 마틴 신이 아내에게 자신이 프랑스 교환교수로 있던 시절 처음으로 외도했던 사실을 실토하고 그때 그 여인이 자신의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었다는 사실과 그 여인이 죽었고 그녀의 아들이자 자신의 아들 필립을 데리고 오고 싶다는고 말하는 내용.

*병찬: (짜증) 아~ X팔! 와 빨리 안 하노

*제균: 좀 기다리바바~ 금방 하겠찌….

(영화상영 뒤 한 시간 경과)영화내용: 공원 구석에서 마틴 신이 자신이 아빠인 줄 모르는 자신의 아들에게 처음으로 자신이 아빠였다는 사실을 얘기하며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다.

*병찬: (게거품을 물고) 와~ 도라삐겠네~ 새꺄 이기 머꼬

*제균: (목이 메어) 좀 기다리보라니깐….

(영화가 끝날 때쯤)영화내용: 아내의 반대로 아들을 프랑스로 돌려보내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마틴 신, 아들과의 눈물겨운 작별인사를 하고 아들 필립은 처음으로 마틴 신에게 ‘아빠2란 말과 함께 ‘사랑해요’란 말을 건넨다. 목이 메이는 마틴 신.

극장은 이미 눈물바다로 변해 있고 감수성 예민한 필자와 병찬이 여자친구 은미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옆에서는 병찬이의 코고는 소리만이 드르렁드르렁 울리는데….

*은미: (마틴 신을 가리키며) 저 배우 연기 너무 잘한다~.

*제균: (눈물을 훔치며) 저 사람이 찰리 신 진짜 아버지아이가~.

*은미: 찰리 신이 누군데

*제균: <탑건>에 나오는 놈 아인나~.

*은미: 아~.

*제균: (잠든 병찬을 툭 치며) 야, 가자!

*병찬: (흐르는 침을 닦으며) 끄… 끝났나

글을 마치며…사춘기 때 가장 나의 가슴을 가장 크게 울렸던 은 내게 이렇게 우연히 다가왔다. 참고로 나는 고3 때까지 찰리 신과 톰 크루즈를 동일인물로 착각하고 있었고, 이 지면을 빌려 병찬이 여자친구 은미에게 찰리 신은 <못말리는 람보> 할 때 나오는 배우임을 알리고 싶다. 한 가지 더 당부를 드린다면 영화수입 관계자들께서는 위와 같은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영어 제목을 한글 제목으로 변경할 때 좀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한다.

PS: 위한 비슷한 경우가 한번 더 있었는데 그 영화의 제목은 <백야>였다. 그때 나는 ‘백야’(白夜)가 신혼 때 말하는 ‘초야’(初夜)를 한 백번쯤 하는 뭐 그런 영화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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