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황산벌>에 박중훈,정진영 캐스팅
2003-02-12
황산벌의 생활사투리?

“워메, 나이도 어린 놈의 쉐끼가 뭣 땀시 목숨을 내놓는다냐…. 존말로 할 때 싸게 가라∼잉.” “다 치아삐라 마!”

찰방진 전라도 사투리로 어린 관창의 객기를 달래는 계백. 이에 뒤질세라 고성의 경상도 사투리로 늙은 계백의 훈수를 내치는 관창. 서기 660년. 존망을 결정할 황산벌 전투를 앞둔 신라와 백제의 신경전이 현재 경상도와 전라도의 상반되는 사투리로 재연된다면? 유쾌한 상상력을 원동력 삼아 관객 정벌에 나서는 정초신 감독의 <황산벌>이 최근 박중훈, 정진영 등 주연배우 캐스팅을 완료하고 촬영준비에 박차를 가할 채비를 마쳤다.

일단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이는 계백 역할의 박중훈. 연기생활이 무려 19년에 이르는 그지만, 사투리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그의 재담만큼 사투리 연기 또한 능수능란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현재 박중훈은 <찰리의 진실> 다음으로 출연할 할리우드 작품 계약을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 계백에 맞서게 될 신라쪽 수장 김유신 역은 정진영이 출연키로 했다. <약속> <교도소 월드컵> <달마야 놀자> 등에서 비중있는 조연을 맡아왔던 그는 최근에는 양동근과 함께 김유진 감독의 <와일드 카드>에서 주연을 맡아 시민의 뒤통수를 노리는 퍽치기범을 쫓는 형사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황산벌>이 품고 있는 웃음의 카드는 비단 사투리 흉내에 그치지 않는다. 애초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던 씨네월드 이준익 대표는 이 작품을 “신라와 당의 연합군이 백제를 멸망시킨 사건을 오늘날 정치상황에 빗대 풀어보는 풍자코미디”로 풀어낼 계획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첫 장면의 4자 회담에서 오가는 대화장면이 대표적. 당나라 고종은 “황제는 오직 한명”이라며 조공을 거부하는 고구려-백제 연합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데, 이는 1300여년이 지난 지금 북한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는 부시 정권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과거의 상황을 의도적으로 과장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정치·사회적 상황에 비견해 코믹한 반응이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다. 제작비는 30억원 규모. 5월에 크랭크인해서 추석에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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