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스타성에 힙입은 프랑스 액션 대작,<블리트>
2003-07-01
글 : 박은영
■ Story

모범수 몰테츠(제라르 랑방)는 담당 간수 레지오(브누아 폴블루드)를 통해 복권을 사고 또 맞춰보는 게 낙이다. 어느 날 몰테츠의 복권이 1등에 당첨되고 레지오가 잠적하자, 몰테츠는 그가 복권을 갖고 달아났을 거라는 심증에 탈옥을 감행한다. 사실 복권의 행방을 아는 건, 아프리카로 의료 봉사를 떠난 레지오의 아내뿐. 몰테츠와 레지오는 복권을 찾아 아프리카로 떠나고, 몰테츠에게 원한이 있는 악당과 경찰이 이들의 뒤를 쫓는다.

■ Review

인생 역전? 그거, 아무나 못한다. 마른하늘에서 날벼락 두번 맞을 확률에 비견되는 천운, 바로 복권 당첨의 가능성이다. 로또복권을 둘러싼 코믹액션극 <블리트>는 그 엄청난 천운의 소유자가 갇힌 몸이고 당첨 증거를 내보일 수 없는 상황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무한대 자유 상상의 결과물이다.

그 상상은 물론, 남의 행운을 불운으로, 관객의 부러움을 즐거움(또는 우월감)으로 둔갑시키는 방향으로 펼쳐진다. 첫 번째 장벽은 덜떨어진 간수다. 아내가 아프리카로 떠나자 자살을 기도하고, 그러다 아내의 결정적인 전화 메시지를 놓쳐, 코앞에 있는 복권을 찾자고 아프리카로 날아가는 ‘헛소동’을 감행하게 되는 것. 두 번째 장벽은 몰테츠의 원수와 기타 등등의 방해꾼들이다. 몰테츠에게 동생을 잃은 악당 투르크, 그의 심복인 괴력의 사나이 게리, 그들이 고용한 현지 건달들, 탈옥한 죄수와 사라진 간수를 쫓는 경찰, 사막의 도적떼 등이 뒤엉키며 가이 리치 스타일의 ‘난장판 소동극’을 벌인다.

그러나 알랑 베르베리앙(<식스팩> <파파라치>)과 프레데릭 포레스티에(<피스키퍼>)는 가이 리치가 아니다. 이들이 따로 또 같이 연출해낸 이 소동극에는 뚜렷한 초점도, 무릎을 치게 하는 반전도 없다. 이들은 구성 방식에서 디테일까지 익숙한 것들을 조합해 떠들썩하고 요란하고 산만하게 포장하는 것이 엔터테인먼트라고 믿은 것 같다.

지난해 가을 프랑스에서 관객 247만명을 불러모으는 등의 성공은 출연자들의 스타성에 힘입은 바 크다. 멜로배우로 각인됐던 제라르 랑방, 인기 코미디언 자멜 데부즈, 국가대표 공격수 아넬카 등이 의외의 순간, 의외의 모습을 선사한 것. 또한 콩코드 광장 위로 대관람차가 쓰러져 내리고 그 위로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묘기에 가까운 추격신을 선보이는 장면 등은 대단한 볼거리다. 그러나 요즘 프랑스 액션 대작이 ‘다 똑같다’는 인상까지 지우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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