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인터뷰] <영어완전정복>의 장혁
2003-07-02

귀엽고 달콤한 바람둥이가 진짜 바람둥이죠

"바람기요? 바람이 뭐예요?" '명랑소녀 성공기', '대망'의 장혁이 <영어 완전정복>에서 바람둥이 '문수'로 출연한다. <영어 완전정복>(제작 나비픽쳐스)은 부족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려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 <비트>, <무사>의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네 멋대로 해라'의 이나영이 장혁의 상대역 '영주'로 출연한다.

해외로 입양간 동생과 만나기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한 문수의 직업은 백화점 숙녀화 매장 직원. 여성의 각선미를 감상할 수 있는 직업 덕분인지 문수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 바람둥이다.

6월 29일 밤 경북 예천의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바람둥이의 '바람'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며 말문을 열었다. 그가 소개하는 바람둥이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징그럽지 않을 것'."징그러우면 누가 좋아해요. 귀엽고 달콤한 바람둥이가 진짜 바람둥이죠. 바람기는 모든 사람이 갖고 있잖아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정감이 있는 바람둥이로 표현해 내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배역에 대해 "다른 영화의 아웃사이더들이 쓰라린 소주 한 잔으로 고독을 즐기는 식이라면 문수는 많은 사람들과 떠들면서 마음 한 켠에서는 고독을 느끼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문수는 겉으로는 활발한 바람둥이지만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 속의 벽을 쌓아요. 결국 나중에는 허물어지지만 처음 영주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죠."

자신의 경험으로나 영화의 줄거리로나 <영어 완전정복>의 비결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는 "막상 (영어로) 말해보면 되는데 벽이 생겨서 표현할 용기를 갖지 못했지만 영화에 출연하는 외국인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영어로 얘기하기가 편해졌다"며 "마음 속의 벽을 허무는 것이 사랑이나 영어나 정복하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 투 미트 유(Nice to meet you)' 정도는 가볍게 튀어나오는 수준으로 영어 실력이 향상됐다는 것이 그의 귀띔.

장혁이 김성수 감독과 같이 작업을 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김 감독은 2000년 장혁의 프로젝트 음반 'TJ프로젝트'의 수록곡 중 '헤이 걸'과 '일월지애'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김 감독님의 종전 영화들이 액션이 많이 들어가는 영화잖아요. 처음 영화 제목과 김성수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만 보고 호주나 미국에서 영어를 공부하려는 갱스터들의 이야기 정도인 줄 알았어요. 시나리오도 재미있었지만 같이 일하면 (감독과의) 사적인 재미가 많을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가수 활동 계획에 대해 "가수라는 느낌은 아직 없다"며 고개를 젓는 그가 앞으로 연기해 보고 싶은 역은 뜻밖에 '밝은 표정의 뇌성마비 장애인' 같은 역할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해도 밝게 살아가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제 이미지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지만 이런 모습들도 먹혀들 수 있도록 관객들에게 신뢰가 얻어진 후라면 이런 모습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약 80% 정도 촬영이 진행중인 <영어 완전정복>은 10월 초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예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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