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트레버 페어맨)은 커닝이 습관화된 고등학생.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는 친구 새미(엘더 핸슨)와 함께 커닝을 해가며 학교생활을 꾸려간다. 대학을 목표로 고등학교에 입학하자 핸섬의 커닝에 대한 의지는 더욱 불타오른다. 핸섬을 중심으로 한 사립고교의 네 친구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커닝을 해 성적을 올린다. 학교는 그들을 의심해 특별관리에 들어가고 친구들의 우정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 Review“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건 학교다”라는 핸섬의 말에 동의하는 건 비단 세명의 친구만이 아니리라. 특히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이라는 맹목적인 목표를 향해 치닫게 하는 미국의 사립고등학교에선 학교에 대한 혐오는 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핸섬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커닝이다. 말이 커닝이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리 문제지를 빼내는 이들의 수법은 차라리 ‘범죄’에 가깝다. 핸섬과 새미, 빅터, 애플비, 이 네 친구들은 잘 조직된 절도단처럼 학교에 잠입해 문제지를 입수해낸다. 마무리는 글씨를 작게 쓰는 데 일인자인 애플비의 몫이다.
<캠퍼스 컨닝왕>은 획일성을 강요하는 학교와 이에 좌충우돌 반항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학원코미디다. 영화 속 아이들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며 절규하는 것도 아니고, 파이를 성교육 실습도구로 사용할 정도로 순박하지도 않다.
꼬마 아이들을 꼬시거나 수위 아저씨를 협박하다시피 해 문제지를 빼내는 이들의 행위는 때때로 ‘학창 시절의 추억’ 차원을 넘어 사악해 보이기까지 한다. 차라리 그렇고 그런 ‘골통’들의 이야기로 밀어붙였으면 전복성이라도 찾았으련만, 영화는 돌연 순진한 어린아이의 미소를 보여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커닝은 재미로 한 것이다… 커닝은 여자와 데이트하듯 최고의 순간”이라는 핸섬의 대사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다. <캠퍼스 컨닝왕>은 10대의 객기와 치기를 끌어안아 보듬어주는 대신, 커닝의 무용담만을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로드트립> <올드스쿨>의 토드 필립스 감독과 공동연출한 다큐멘터리 <프랫 하우스>로 선댄스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던 앤드루 걸랜드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게 있다면, 왕년의 TV스타 메리 타일러 무어다. 그녀는 엄격하고 고지식한 교장으로 등장해 영화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