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공포영화광들을 위한 피와 살의 향연,<데드 캠프>
2003-08-19
글 : 김봉석 (영화평론가)
■ Story

면접을 보러가던 의대 졸업생 크리스(데스먼드 해링턴)는 고속도로 정체 때문에 산속 지름길로 들어간다. 비포장도로를 과속으로 달리던 크리스의 차는 길 한복판에 세워진 차와 충돌한다. 제시(엘리자 더시쿠) 일행의 차는 누군가 놓아둔 철조망에 걸려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다. 크리스와 제시 일행은 전화를 찾으러 산길을 헤매다가 음산한 느낌의 집을 발견한다. 집안에 들어가보니 곳곳에 시체가 널려 있고 사람들에게 뺏은 물건들이 수북하다. 크리스와 제시는 기괴한 모습의 ‘괴물’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 Review

사전 경고! <텍사스 살인마>와 <서바이벌 게임>과 <프레데터> 중에서 어느 한편이라도 싫어하거나 불쾌했다면 <데드 캠프>는 피하는 것이 좋다. <데드 캠프>는 세 영화를 이리저리 뒤섞은 형상이다. <데드 캠프>는 <서바이벌 게임>처럼 친구들이 캠핑을 갔다가 괴한의 공격을 받게 되는 이야기다. <프레데터>처럼 추악한 형상의 괴한들은 원시적인 도끼와 활 등의 무기를 사용하여 그들을 사냥한다. 힘의 우위가 너무나 확연하기 때문에, 죽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달려야 한다. 붙잡힌다면 그들은 <텍사스 살인마>의 희생자들처럼 팔다리가 잘리고 식용으로 쓰이게 된다. 존 덴버가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에서 노래한 마음의 고향 웨스트 버지니아가 사건의 무대이기는 하지만, 그런 함의는 별반 중요하지 않다. <데드 캠프>는 숨겨진 의미나 현실의 은유 같은 것을 읽어낼 만한 영화가 아니다.

잔혹무도한 슬래셔영화 <데드 캠프>는 단호하고도 분명하다. 살인마 가족은 숲 속의 무고한 청년들을 쫓아가고, 손에 잡히면 무참하게 학살한다. 오로지 그것뿐이다. 줄거리는 중요하지 않고, 반전이나 수수께끼 같은 것도 없다. 오프닝에서 설명하듯, 그들은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괴물’들이고 이미 수많은 사람들을 살해했다. 오래 전 <텍사스 대학살>의 희생자들이 그랬듯이, 이번에는 <데드 캠프>의 청년들이 걸린 것뿐이다. <데드 캠프>가 원하는 것은 정교한 플롯이나 도발적인 반전 같은 것이 아니다. 슬래셔영화의 공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공포영화 고정 관객의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것뿐이다. 도끼로 입을 치면 두 동강나는 얼굴이라든가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몸통없는 목들 그리고 너른 평지를 가득 채운 희생자들의 피에 물든 자동차 등이 <데드 캠프>의 목적이다. 그 목적은 확실하게 성공했다. <데드 캠프>의 제작자이기도 한 스탠 윈스턴이 만든 ‘괴물’들의 추악한 형상과 갖가지 사지절단의 광경들은 꽤 볼 만하다. 보통의 관객에게 <데드 캠프>는 혐오스럽고 짜증나는 영화지만, 고어장면을 좋아하는 공포영화광에게는 깔끔하고 시원한 피와 살이 충분히 튀는 할리우드 공포영화다.

롭 슈미트는 2000년 <살인을 꿈꾸는 아이들>로 선댄스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감독이다. 엘리자 더시쿠는 출세작 <버피와 뱀파이어>의 페이스 역처럼 기운차고, 도전적인 여성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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