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美 검찰, 영화계에 흡연장면 자제 촉구
2003-08-27

캘리포니아 등 미국내 20여개 주 검찰총수들이 할리우드에 10대들의 보호차원에서 영화제작시 흡연장면을 줄여주도록 촉구했다. 빌 로키어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26일 잭 밸런티 미국영화협회(MPAA) 회장 앞으로 뉴욕, 콜로라도, 애리조나 등 24개주 검찰 수뇌부가 공동 서명한 서한을 발송, "영화 속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만 줄여도 (영화)업계는 우리 청소년들을 흡연 폐해에서 구할 수 있다"며 제작과정에서 흡연 장면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한은 또 지난 6월 발표된 다트머스대 보고서를 인용, 10대들의 영화 속 흡연장면 노출이 담배에 손을 대는 데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트머스 의과대는 국립암센터의 지원 하에 수행된 이 연구보고서에서 영화 속 흡연장면에 가장 많이 노출된 10-14세 청소년들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가장 적게 본 집단에 비해 담배에 손을 댈 가능성이 거의 3배나 높았다며 "영화 속 담배 노출과 흡연 입문간 연결고리가 직접적인 것은 아니지만 통계상 성인들의 흡연장면만 없애도 청소년들이 담배에 손대는 것을 절반은 줄일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로키어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실의 한 관계자는 "흡연장면 자제 촉구서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며 "지난 6월11일에도 밸런티 영화협회장과 주요 영화사 대표들에게 보건문제에 신경을 써달라고 요청했지만 어느 곳으로부터도 답변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1930-40년대에 제작된 할리우드영화에는 많은 흡연장면이 삽입됐으나 담배의 해악이 잘 알려지고 미국내 흡연율이 떨어지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