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독특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코미디,<신이 버린 특공대>
2003-08-27
글 : 박혜명
■ Story

2차대전의 막바지, 미군 소속의 스티븐 오록 대위(매트 르 블랑)는 독일군의 비밀 암호기 ‘이니그마’를 성공적으로 훔쳐내지만 영국군의 의심을 받아 기계를 파기당하고 적군 비품 소지를 이유로 감옥에 갇힌다. 얼마 뒤 연합군 사령부는 그를 포함해 네명의 대원들을 지목해 ‘이니그마’를 다시 훔쳐오라는 임무를 부여한다. 이번엔 기계를 제작하는 베를린의 공장에 직접 침투하라는 것. 그런데 공장 직원이 여자들뿐이어서 이들은 여장을 해야 할 상황이다.

■ Review

미국의 인기 TV시트콤 <프렌즈>에서 인생 그 자체가 자신의 이름처럼 즐겁기만한 착한 친구 ‘조이’ 매트 르 블랑이 이 영화의 주연이라는 얘기는 일단 제쳐둬야 할 것 같다. ‘조이’처럼 귀엽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기대하기에 이 영화에서 르 블랑이 연기한 ‘오록’은 너무 심각하고 마초적이다. 작전마다 성공할 ‘뻔’만 했지 성공하지는 못했던 요원이 다른 엉성한 멤버들과 함께 적국 수도에 위장 침투하는 과정에서, 오록은 다른 요원들을 정돈시키는 프로페셔널한 순간이나 튼실한 근육을 달빛 아래 드러낸 채 여자 스파이와의 아슬아슬한 키스를 나눌 때 더 부각되는 인물이다.

그것은 이 영화가 <투씨>나 <미세스 다웃파이어>처럼 여장을 소재로 재치를 부린 코미디영화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독일 장교들이 모인 파티에 오록이 여자 스파이와 함께 등장하자 그에게 첫눈에 반한 독일 장군은 그를 억지로 자기 방에 데리고 올라간다. 그 장군은 오록에게 키스를 시도하려다가 그가 날린 두꺼운 주먹을 맞는데, 그러고도 다시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나서 “난 당신 같은 여자가 정말 좋아!”라며 상대방의 정체를 알아차리긴커녕 더 때려달라는 괴상한 취미를 드러낸다. 하나도 여성스럽지 않은 여장 남자를 보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상황이 유발하는 에피소드에서도 유쾌한 재미를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더 아까운 생각이 드는 건 이 영화의 특이한 첫인상이다. 50, 60년대 할리우드영화를 모방한 듯한 배경음악과 음향효과의 낡은 느낌 위에 맞닥뜨린 90년대 배우 매트 르 블랑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뭔가 독특하고 새로운 코미디로 직진할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한 오프닝 시퀀스였다. <아나토미>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슈테판 루조비츠키가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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