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베니스영화제] 후반 열기 달군 조지 클루니, 캐서린 제타 존스
2003-09-04

제6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을 즈음 미국 할리우드 톱스타인 조지 클루니와 캐서린 제타 존스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리도 섬에 모습을 드러내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당초 영화제 초반에 오기로 한 니콜 키드먼이나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이 방문 일정을 취소해 실망이 컸기 때문인지 두 거물급 배우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자 영화제 관계자와 각국 기자들은 일제히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영화제가 중반을 넘어서면 짐을 꾸려 떠나는 기자들이 늘어나 시사회장이나 회견장에 빈 자리가 많이 눈에 띄는 것이 보통. 그러나 이날만큼은 일찍부터 대거 몰려와 미리 자리를 잡지 못한 기자들은 회견장 밖에 마련된 모니터를 지켜보며 취재를 해야 했다.

지난 2월에는 <컨페션>의 감독으로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했던 경험 덕분인지 조지 클루니는 시종 여유있고 친절한 태도로 기자들의 질문에 능숙하게 답변했고, 올해 초 <시카고>로 농익은 연기력을 과시한 캐서린 제타 존스도 끝까지 우아한 표정과 화려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들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는 조엘과 에단 코언 형제의 <참을 수 없는 잔인함>(Intolerable Cruelty). 메인 섹션인 `베네치아 60'의 비경쟁작으로 초청됐다.

이혼전문 변호사 마일스 매시(조지 클루니)가 백만장자만을 골라 결혼했다가 이혼해 위자료를 받아내는 마릴린 텍스로스(캐서린 제타존스)와 법정 안팎에서 불꽃튀는 법리 공방과 사랑 다툼을 벌인다는 것이 기둥줄거리로 코엔 형제 특유의 풍자와 해학이 돋보인다.

조지 클루니는 코엔 형제를 가리켜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으며 할리우드에서 이처럼 독특한 시각을 지닌 감독은 없다"고 극찬했다.

그는 "지난 여름 이탈리아에 휴가를 와서 이곳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면서 "<오션스 일레븐>의 속편인 <오션스 투엘브>를 로마에서 찍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서린 제타 존스는 변호사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내 변호사를 좋아하지만 (좋지 않은 일로 만날 때가 많아)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기자회견 도중에는 행사 관계자를 일순 당황하게 하는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목발을 짚고 일어서서 질문을 던진 한 여기자는 갑자기 면사포를 뒤집어쓰고 조지 클루니에게 다가가 '깜짝 결혼식' 장면을 연출했으며 결국 클루니로부터 키스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베네치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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