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날자,날자꾸나 <청연>의 장진영+김주혁
2003-09-24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조건 좋은 남자친구를 버리고 도로 싱글이 되어버린 나난. 이후 그녀는 어떻게 되는 걸까. 들려오는 얘기로는 푸른 제비를 타고 하늘로 오를 것이라고 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싱글즈>에서 귀엽고 씩씩한 독신녀를 연기했던 배우 장진영이 여류비행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청연>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다. <청연>은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생을 담은 영화. ‘청연’, 즉 ‘푸른 제비’란 제목은 영화 속에서 박경원이 마지막 순간에 타게 되는 비행기의 이름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던 박경원은 여성이라는 것과 가난, 식민지 국가의 국민이라는 불리한 조건들을 딛고 한국 최초로 여류비행사가 된 인물. 비행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가정부, 공장원, 간호사 등의 일을 하며 돈을 모아 일본으로 건너가 비행사가 되었다.

1995년부터 영화화 작업이 시작된 <청연>은 <영원한 제국>의 작가 이인화씨가 시나리오 초고를 썼다. 제작사 말에 따르면 기획단계 초기에서부터 장진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시대를 앞서갔던 인물이자 씩씩하고 활발한 여인 박경원의 이미지와 꼭 맞는다는 것이 이유다. 유일하게 장진영에게 시나리오를 건넸고, <싱글즈> 촬영 전 시나리오를 받은 장진영은 다음 작품으로 꼭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김주혁이 맡게 될 한지혁은 박경원과 애정관계에 놓이게 될 캐릭터. 역시 실존했던 인물이지만 상상의 살을 덧댔다. <청연>은 <소름>의 윤종찬 감독이 두 번째로 연출하는 작품이다. 제작은 <친구>를 제작했던 시네라인2, 투자배급은 코리아픽쳐스가 맡았다. 크랭크인은 10월 말. 푸른 제비가 상공을 나는 모습은 내년 6월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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