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프로모션플랜(PPP) 수석운영위원 정태성
‘굿바이 미스터 PPP!’ 정태성 부산프로모션플랜(PPP) 수석운영위원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6년동안의 ‘복무’를 마치고 영화제의 무대에서 내려온다. 그는 7일 PPP 폐막식에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PPP를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1998년 첫 행사에 운영위원으로 참여했고, 이듬해부터 수석운영위원을 맡아 현재까지 이른 그는 영화에 대한 안목과 뛰어난 언어능력, 합리적인 비즈니스 마인드 등으로 PPP를 ‘아시아 최대의 프리마켓’으로 끌어올렸다. 2001년에는 한국 신인감독을 제작, 투자사와 연결해주는 뉴 디렉터스 인 포커스(NDIF)를 개설했고, 올해 행사부터는 아시아 업체를 대상으로 영화마켓을 시험적으로 운영하는 등 의욕있는 활동을 펼쳐왔다.
최근 몇년동안 정 위원은 ‘올해가 나의 마지막 PPP’라고 거듭 이야기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PPP에서 그의 존재가 절대적인데다, 결국 그 다음해 PPP 사무실에선 소매를 걷은 채 정력적으로 일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분위기다. 최근 그를 둘러싼 상황은 크게 변화했다. 지난 7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의 본부장으로 영입됐기 때문. 2~3주마다 한번 꼴로 영화를 개봉해야 하고, 하루에도 수차례씩 투자와 관련된 협의를 해야 하는 자리인만큼 더이상 PPP에 신경을 쓰는 게 불가능해졌다는 이야기다. 올해의 경우 어쩔 수 없이 PPP를 책임졌지만, <오! 브라더스> 배급, <태극기 휘날리며> 투자 관리 등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 탓에 녹초가 됐다.
그런 돌발변수가 아니더라도, 그는 이번만큼은 PPP에서 떠나려 했다고 말한다. “강성규 운영위원이 PPP를 이끌어갈만큼 충분히 능력을 갖추게 됐다. 그리고 나는 희한하게도 5년 단위로 인생의 계획이 바뀌어갔는데, 박광수 감독님 아래서 일을 배운 첫해를 빼면, PPP도 올해가 5년째이니 그만둘 때가 된 거다.”
그렇다면 정태성 위원의 다음 ‘5개년 계획’은? “아마도 쇼박스가 아닐까. 백두대간에서 예술영화를 수입, 제작했고, 제네시스 픽처스에서 상업영화인 <마지막 늑대>의 캐스팅까지는 책임져 봤는데, 투자와 배급도 이들 일 못지않게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 하긴 투자·배급이라는 세계는 작품 하나에 따라 휘청거리니 5년이나 있게 될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