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있는 마스크의 주인공 배두나(24)가 여덟 번째 스크린에 도전한다. <플란다스의 개>, <고양이를 부탁해>, <복수는 나의 것> 등에서 연기력은 인정받았지만 아직까지 흥행력은 입증하지 못한 처지. 이번에도 폭발적 흥행을 기대하기보다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제작 이손필름)를 택했다.
"현장에 가보니 김남진, 윤종신, 윤지혜 씨 등이 함께 출연하는데 제가 영화 경력은 가장 고참이더라구요. 용이 감독님도 신인이구요. 무척 당황했어요. 로맨틱 코미디는 처음이어서 저도 신인 기분으로 찍었어요."
오는 24일 개봉할 `봄날의…'는 멜로에 추리를 결합한 이색 로맨틱 코미디. 병든 아버지를 위해 도서관에서 화집을 빌리던 대형유통점 여직원이 책마다 써놓은 릴레이 연서를 보고 주인공을 찾아나선다는 이야기로 주인공 정현채 역을 맡았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예요. `미련 곰탱이'로 불릴 정도로 사랑의 감정에 대해서는 무딘 편인데 사랑에 대한 열정만은 누구 못지 않지요.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감독님이 몰래 찍은 `개다리춤'도 나온답니다. 저는 리허설인 줄 알고 신나게 췄는데 나중에 보니 진짜 영화에 나오더라구요. 아이, 창피해."
배두나는 2001년 MBC 드라마 `엄마야 누나야' 이후 줄곧 영화에만 출연해오다가 지난 봄 MBC 미니시리즈 `위풍당당 그녀'로 브라운관에 복귀하며 영화 팬에만 한정된 지지층을 전국의 시청자로 넓혔다. <봄날의…>는 이 드라마보다 먼저 촬영했는데 개봉이 늦어져 흥행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김남진도 드라마 `천년지애'와 `회전목마'로 얼굴이 뒤늦게 알려져 제작진을 기쁘게 했다.
"예전 작품과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감독님께서 연애하는 기분으로 편하게 찍으라고 말씀하셨는데 가끔 `정말 내가 연기를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였지요. 영화를 보니 촬영장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 있어 흐뭇하더라구요."
배두나는 29일 첫 전파를 탈 KBS 2TV 미니시리즈 `로즈마리'에도 출연한다.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가 대본을 쓰는 이 드라마에서 배두나는 김승우-유호정 부부 사이에 끼어드는 불륜의 주인공 역을 맡아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