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앞으로 이 커플이 나타나줄 것이다. <싱글즈>에 함께 출연했으나 서로 엮일 일은 없었던 김주혁과 엄정화가 새 영화에 나란히 캐스팅됐다. 제목인즉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이 엄청나게 긴 제목의 영화는 풍부한 지식, 다양한 재주,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으나 실체는 평범한 남자 홍두식과 연애 경험은 전무해도 똑똑하고 정의로운 완벽주의 치과의사 윤혜진이 이끌어내는 따뜻한 사랑 이야기. 진정한 사랑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의 풍요로부터 온다는 것이 이 영화의 속살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싱글즈>에서 이미 당차고 씩씩한 여성을 연기했던 엄정화는 이번 영화에서 코미디 연기에 좀더 신경을 쓰게 될 듯 보인다. 이 변화는 미미할 수 있다 치더라도, 홍두식 역의 김주혁은 꽤 의외의 캐스팅. 홍두식은 구청장도 아니요, 동사무소장도 아니고, 심지어 통장도 못 되어서 반장에 불과한 소시민 남자. 그래도 스스로는 못할 게 없다고 자부할 만큼 당당하다 못해 여기저기 기웃대며 아는 척, 있는 척, 하는 척 다 하는 능청꾸러기다. 점잖은 영국 신사의 풍모를 지닌 김주혁이 이 남자를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하다.
<…홍반장>은 <두사부일체>를 제작한 제니스엔터테인먼트가 준비 중이며, 시네마서비스가 투자·배급을 맡게 됐다. 신인감독 강석범이 충무로 입성용으로 성사시킬 홍 반장과 윤 의사의 연애담은 오는 10월25일부터 시작될 예정. 커플 공개식은 햇살마저 따뜻한 내년 4월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