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진심으로 웃기고자 하는 외설적인 영화,<잭애스>
2003-10-21
글 : 이성욱 (<팝툰> 편집장)
■ Story

스턴트에 일가견이 있는 아홉명이 각종 엽기적인 스턴트를 선보인다. 웬만해선 상상하기 힘든 비정상적인 행위부터 재미삼아 사람들을 놀리는 몰래카메라 형식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경고가 따라붙는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스턴트는 전문가에 의해 연출됐습니다. 그러므로 관객 모두는 재미로 시도해보거나 그대로 따라해서는 안 됨을 분명히 말해둡니다.” 그 행위들은 1∼2분 길이의 에피소드별로 편집됐다.

■ Review

“당신이 이 영화를 봤을 때, 특히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는 목적일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책임질 수 없다. 이 영화는 R등급(17살 이하는 부모 혹은 성인 보호자의 동반이 필요)이다. 그것은 조잡하고 잔혹하며 외설적이라는 뜻이다.” <뉴욕타임스> 리뷰의 이 마지막 단락이 <잭애스>(jackass는 바보, 멍청이라는 뜻)를 조롱하자는 의미로 쓰인 건 아닌 듯하다. 지나치게 거침없이 만든 영화에 대해 솔직하게 단도직입으로 말한 것뿐이다. 그럴듯해 보이는 평가는 예컨대 이런 문장이다. “사회적 통찰력, 지적인 그럴듯함, 영화적 흥미가 빠져나간 <파이트 클럽>의 다큐멘터리 버전이다.”

<잭애스>는 <비비스와 버트헤드> 이후 MTV가 만든 가장 소란스러운 영화이면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다. 90년대 초 막 창간돼 기반이 잡히지 않은 스케이트보드에 관한 잡지사에서 미술과 편집장으로 일하던 제프 트레메인은 이 잡지에 자유기고가로 일하던 조니 녹스빌을 만나 감독과 출연자로 <잭애스> 시리즈를 만들었고, MTV는 이를 2000년 10월 24회에 걸쳐 방영했다. 이 작품은 텔레비전 시리즈를 영화 버전으로 새롭게 만든 것. 스턴트는 충분히 그로테스크하고 위험하다. 롤러스케이트에 조그만 로켓을 달고 달린다든지 번지점프줄을 팬티에 걸고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식이다. <존 말코비치 되기>와 <어댑테이션>의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출연하지만 얼굴을 볼 수는 없다. 라텍스 마스크를 쓰고 도로에 뛰어들어 온갖 소동을 벌이니까 말이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은 제작과 각본에도 참여했다.

‘정크(허섭쓰레기) 프로그램’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MTV는 이 영화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MTV의 프리스톤 레이시 사장은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게 내 경력의 수준을 낮추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엉뚱하고 엽기적인 아이디어에 돈을 투자한 건 관객을 진심으로 웃게 만들자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자 또한 목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별 넷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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