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인터뷰] <여섯 개의 시선> 이현승 감독
2003-10-29
"관변영화도 재미있다는 걸 증명해보이겠다"

"관변영화도 이렇게 참신하고 건강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인권 의식을 일깨우는 계몽영화이기는 하지만 영화적으로도 다양한 표현과 풍부한 재미를 갖추고 있지요. 감독마다 각기 다른 개성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옴니버스 영화 <여섯 개의 시선>의 제작 총지휘를 맡은 이현승(43) 감독(사진)은 지난 28일 기자시사회를 마친 뒤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임순례ㆍ정재은ㆍ여균동ㆍ박진표ㆍ박광수ㆍ박찬욱 등 충무로의 간판 감독 6명이 메가폰을 잡은 <여섯 개의 시선>은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첫선을 보인 뒤 캐나다 밴쿠버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도 상영됐다. 일반 관객과 만나는 것은 11월 14일이다.

"시사회를 많이 가져 입소문을 낸 뒤 전국의 40∼50개 스크린에 간판을 내걸 생각입니다. 중고생의 단체관람까지 유치하면 20만∼30만 관객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제작비 5천만원을 국가인권위원회가 지원해 제작비 초과분이나 프린트 제작비, 마케팅 비용 등을 벌어들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배급사 청어람,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국가인권위원회가 나눠갖게 되지요. 이 영화가 성공을 거둬야 앞으로도 유사한 기획영화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영화는 외모 따지기, 영어 조기교육 열풍, 뇌성마비 장애인의 이동권, 성범죄자 신상공개, 외국인 노동자 차별 등의 문제를 생생하면서도 재치있게 다루고 있다.

"우리는 흔히 인권 문제라고 하면 고문, 투옥 등 묵직한 주제를 떠올리기 십상이지요. 우리는 될 수 있으면 우리 주변과 일상에서 자주 부딪히는 문제를 다루자고 의견을 모았지요. 그 방향 안에서 소재는 감독들이 자유롭게 골랐어요. 전주영화제에서도 관객들이 고발성 다큐멘터리 등을 상상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객석에 앉았다가 나중에는 즐거운 표정으로 일어서더군요."

그는 "대한민국에 살면서 차별을 별로 느끼지 못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면서 "모두 이런 생각에 공감했기 때문에 배우와 스태프들이 무보수에 가까운 대우를 받고서도 흔쾌히 참여해주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주머니 돈을 털어 추가제작비를 마련한 감독도 있다.

이현승 감독은 홍익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영화아카데미를 거쳐 1992년 <그대 안의 블루>로 데뷔했다. 10년이 넘는 감독 이력 가운데 장편영화는 세 편에 불과하지만 옴니버스 인터넷 영화 <아미그달라> 중 한 편을 연출하는가 하면 삼성 애니콜, 원샷018, 지오다노 등 많은 CF를 만들기도 했다.

그가 <여섯 개의 시선>의 제작 총지휘를 맡은 것은 연출 경력보다는 `마당발'이라고 불릴 정도의 풍부한 인맥과 왕성한 활동력 때문인 듯하다. 동국대를 거쳐 중앙대 교수로 재직하면서도 영화인회의 사무총장, 미쟝센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 광주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등을 맡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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