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리포트]
<브라더 베어> 뉴욕 시사회에서 만난 사람들
2003-11-10
글 : 김봉석 (영화평론가)

프로듀서 척 윌리엄스

"절대 악도 선도 아닌게 키나이의 매력"

<라이온 킹>의 성공을 본 마이클 아이스너가 새로운 동물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라이온 킹>이 아프리카가 무대이니까 이번에는 북미를 배경으로 해보자, 사자가 초원의 왕이라면, 곰은 숲의 왕이 아닐까, 그래서 곰의 이야기를 찾았다. 애니메이션은 연극과 비슷하다. 스크립, 스토리보드, 거기에 음악과 대사를 어우러지게 하면서 조금씩 만들고, 주변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보면서 고치게 된다.

키나이의 캐릭터를 말한다면.

<브라더 베어>에는 전통적인 악역이 없다. 키나이는 악역도 선역도 아니다. 그런 모습은 와킨 피닉스가 연기한 <글래디에이터>에서 찾았다. 그는 악인 같지만 대단히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아버지를 죽일 때의 표정을 보라. 그래서 와킨 피닉스를 캐스팅했다. 대신 보너스로 키나이의 캐릭터에 재미있는 면도 넣었다.

<뮬란> <릴로 & 스티치> 등 플로리다스튜디오에서 만든 영화들은 조금 독특한 것 같다.

처음에 플로리다는 세컨드 유닛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한데 뭉쳐 가족적인 분위기가 강해졌고, 가족을 중시하는 메시지가 그런 우리의 배경에서 나오게 되었다. LA스튜디오는 엔터테인먼트, 코미디에 강하고 플로리다는 가족적인 배경이 진하고 좀더 정서적이다.

디즈니의 기존 작품 중에서 리메이크한다면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가.

최근작에서는 <쿠스코? 쿠스코!>.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피노키오>다. 만약 속편이라면 <피터팬>을 만들고 싶다. 뮤지컬이면 반드시 성공할 거다.

감독 아론 블레이즈와 밥 워커"부시에게 이 영화를 보내주고 싶군"

티브는 어디에서 얻었나.

<라이온 킹>이 성공을 거둔 뒤 아직 기획된 동물영화가 없다면서 제안했다. 북미 인디언 전설들을 조사하다가 사람이 동물로 변하거나, 동물이 사람으로 변하는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을 기초로 <브라더 베어>를 생각했다.

키나이가 곰으로 변하면서 화면이 와이드로 바뀐다.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이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타인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자는 것이다. 화면 비율을 바꾸는 것은 그런 메시지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단지 비율만 바뀌는 게 아니라 색깔의 농도도 짙어진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는 정지된 화면이 많고 색감도 절제되고 회색톤이지만 곰이 된 뒤에 보는 세상은 밝고 강한 느낌에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것을 보는 관객 역시 키나이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요즘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약간 어른 취향으로 가는 것 같다.

아이들도 충분히 알아듣고,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시사회에서 아이들은 우리가 의도한 부분에서 정확하게 웃는다.

<브라더 베어>는 디즈니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메시지가 강한 편이다.

<브라더 베어>는 세계의 형제애를 말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차별이 없으면 좋겠다, 남의 문화를 좀더 이해하고, 미움보다는 사랑으로 보자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부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내주겠다.

애니메이터 바이런 하워드 알렉스 쿠퍼시미트"스튜디오에 아기 곰을 데려다놓고 그렸다"

<브라더 베어>는 2D와 3D가 고루 섞여 있다. 어떤 기준이 있는가.

디즈니는 이미 20년 전부터 2D와 3D를 섞어서 작품을 만들었다. 어떤 프로젝트인지에 따라 필요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3D는 복잡한 것을 그리는 데 효과적이고, 2D는 차밍하고 이노센스한 느낌이 필요할 때 쓴다. 알라스카의 경치는 오일 페인팅으로 그린 그림들에서 잘 나타난다. 그건 2D가 적합하다.

<브라더 베어>는 곰처럼 행동하는 사람, 사람처럼 행동하는 곰이 나온다. 곰을 그리는 작업은 어떤가.

인간과 곰은 신체구조가 비슷하여 말 같은 동물보다 그리기가 훨씬 쉽다. 키이나는 인간에서 곰으로 변했기 때문에, 곰의 피부 안에 사람이 있어 불편한 모습을 그려냈다. 처음에는 인간의 동작이기 때문에 불편하고 자연스럽지도 못하지만 차츰 진짜 곰처럼 변해간다. 곰이 말하는 모습은 인간과 다르다. 곰은 이빨과 입 사이에 틈이 있어서 음식을 거기에 집어넣고 씹는다. 인간은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리는 게 중요하지만, 동물은 각각 스타일라이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뒤에 입을 싱크하면 된다. 입모양 같은 것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얼굴의 표현으로 감정을 받아들이게 한다.

새끼 곰 코다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땠나.

스튜디오에 실제 아기 곰을 데리고 와서 하루종일 관찰했다. 새끼 곰은 인간의 아이와 전혀 다르지 않다. 인내심이 짧고, 계속 장난을 치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하지만 <브라더 베어>는 성인 곰을 아기 곰이 가르치는 이야기다. 키나이가 곰이 되어 배우는 것은 책임감 없는 막내가 성장하는 과정이다. 그는 코다에 비해서도 어린 편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등 경쟁자들이 많아졌다. 영향을 받는 것이 있는가.

우리는 미야자키의 팬이다. <릴로 & 스티치>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다. 미야자키 하야오 등의 동양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색감이나 침묵, 세밀한 부분, 드라마, 절제된 감정 등등을 우리의 작품에 반영시켜왔다. 오래전 <다람쥐 구조대> 같은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색감 등을 보면 동양 애니의 영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