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웅장한 세트와 정교한 소품,<웰컴 투 더 정글>
2003-11-18
글 : 심지현 (객원기자)
■ Story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을 지녔지만, 언젠가는 근사한 레스토랑을 여는 게 꿈인 베테랑 ‘회수 전문가’ 벡(더 록). 단 한번의 실패도 없는 그에게 최고의 위기가 될지도 모르는 의뢰가 들어온다. 베일에 싸인 보물 ‘가토’를 찾겠다고 정글로 간 트래비스(숀 윌리엄 스콧)를 찾기 위해 벡은 위험천만의 황금도시 ‘헬도라도’로 떠난다.

■ Review

<미이라2>와 <스콜피온 킹>을 찍고 난 뒤, 드웨인 더글러스 존슨(더 록)은 ‘현대물에 출연하고 싶다’는 간절한 뜻을 제작자에게 비쳤다.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내기 위해 겨우 아랫도리만 가리도록 제작된 빈약한 의상도 맘에 들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근엄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역할도 연이은 두편이면 족했다. “고작 두편의 영화가 내 필모의 전부지만, 케빈(당시 <미이라>의 제작자)에게 졸랐다. 신비스럽지만, 현대물에 등장하고 무엇보다 유머러스한 인물을 맡고 싶다고.” 마침 브라질의 아마존이 배경인 어드벤처소설 <The Run Down>의 판권을 사들인 또 다른 제작자 카렌 클래서의 제안에 따라 드웨인은 뭐든지 돌려받는(bring back) ‘회수 전문가’ 벡(Beck)으로 변신한다.

벡은 정글과 다름없는 로스앤젤레스의 뒷골목을 전전하며 의뢰인이 요구한 물건을 회수하는 속칭 심부름꾼. 그의 꿈은 빚을 갚고, 근사한 식당을 차리는 것이다. 그런 그의 바람을 단번에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베일에 싸인 보물을 찾겠다고 아마존 정글로 간 아들을 찾아달라는 의뢰가 그것이다. 원주민을 착취해 모은 금으로 재벌이 된 해쳐(크리스토퍼 워컨)의 소굴이기도 한 정글은, 도처에 민병대와 죽음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어 ‘헬도라도’(지옥이라는 의미의 ‘hell’을 엘도라도에 붙여)라 불릴 정도다. 애물단지 트래비스를 찾아 무사히 귀환하기를 바라는 벡의 염원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맨 인 블랙>과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의 미술을 맡았던 톰 듀필드의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 정글 세트가 하와이에 지어졌으며, 극중 등장하는 원숭이들은 인형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교한 움직임을 자랑한다. 아마존 정글을 풀숏으로 담아내는 유려한 카메라의 움직임은 <베이트>의 토비어스 실리에슬러의 솜씨다. 더 록의 연기는 배우라고 불리기에 어색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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