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나스닥에서 제작비 모으기
2003-11-25

“미국의 인디펜던트영화들은 고정된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파이낸싱 방식 역시 그렇게 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웨이킹 더 데드>(2000)라는 영화의 제작비를 모으기 위해 9년간이나 고생해야 했던 키스 고든 감독이 다음 영화 <빌리 데드>의 제작비를 위해 새로운 출구를 모색했다. 영화명과 동일한 ‘빌리 데드 주식회사’ 명의로 주식을 공개 상장한다고 한 온라인 중개업 회사 사이트에 명시한 것이다. 에단 호크(사진)가 주인공을 맡게 될 <빌리 데드>는 유년기의 폭력과 성적 학대에 관한 불우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웹사이트에서 영화 원작의 첫 번째 챕터와 이 시나리오의 일부를 읽어볼 수 있다. 하지만 캐스팅 혹은 시나리오의 수정 등에 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주당 8.75달러의 가격인 90만주의 우선주를 팔아서 790만달러의 제작비를 마련한다는 것이 빌리 데드 주식회사의 목표치다. 상장된 주식들은 나스닥에서 매매될 것이라고 한다. 에단 호크, 키스 고든, 그외 영화참여자들에게 돌아갈 37.5%, 상대적 소주주에게 돌아갈 20%를 제외하면 영화제작 이후 영화에 관련되어 들어올 각종 이익금의 대부분이 우선주 주주들의 몫이라고 한다. 한편 이런 방식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정통한 파이낸셜 분석가 데이비드 밀러는 “이건 하늘에 있는 파이를 먹겠다는 것과 같다. 너무 위험하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성공에 대한 어떤 역사적 증거도 없이 미래의 이벤트에 기초한 주식의 가치를 그들은 못박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연 <빌리 데드>의 이 새로운 파이낸싱 방식이 성공할지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인디펜던트영화가 활력있는 제작형태를 구축해나간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의미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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