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인터뷰] <천년호> 주연 김효진
2003-11-28

"이미지 바꾸고 싶어 사극영화 택했지요"

"첫 영화로 사극을 택하게 될지는 정말 몰랐어요. 당초 캐스팅된 김민정씨의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해 부담이 더욱 컸지요. 정준호 오빠와 김혜리 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해낼 수 없었을 거예요. 아무것도 모른 채 연기를 한 것 같아 아쉬움은 많이 남지만 후회는 없어요."

28일 개봉한 이광훈 감독의 <천년호>(제작 한맥영화)에서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김효진(20). 이동통신 광고를 통해 신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가 1천100여년 전 신라 여인으로 변신했다는 사실이 선뜻 믿어지지 않는다.

그가 맡은 역할은 비하랑 장군(정준호)과 사랑에 빠져 진성여왕(김혜리)의 질투를 받는 산골처녀 자운비. 자객들의 겁탈을 피하려다가 뜻하지 않게 1천년 동안 봉인돼온 아우타의 원령을 되살려내 요귀로 둔갑한다.

"한 영화 속에서 청순한 이미지와 표독스런 표정을 한꺼번에 보여준다는 설정이 초보 연기자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키스신과 베드신도 쉽지 않았고요. 배우로서의 키가 갑자기 한 뼘쯤 자란 느낌이에요."

지난해 말 베드신을 촬영할 당시에 김효진은 미성년자여서 어머니가 먼저 말렸다. 그러자 정준호가 직접 어머니를 찾아가 "훌륭한 배우가 되려면 작품에 꼭 필요한 노출은 어쩔 수 없다"며 간청해 허락을 얻어냈다. 키스신 때도 정준호는 주저하는 김효진에게 "배우로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그러나 처음 해본 와이어 액션신은 즐겁게 촬영했다. 평소 바이킹 같은 놀이기구를 즐겨온 터여서 기분이 짜릿했다고.

"중국 로케에서는 화장실 가는 게 가장 큰 일이었요. 남자들은 으슥한 곳에서 적당히 볼일을 보는데 여자들은 마땅히 몸을 숨길 곳이 없었거든요. 야외에서 일을 보는 게 버릇이 돼서 그런지 서울에 돌아와 현대식 화장실에 들어가려니 오히려 어색해지더라구요."

지난해 `RNA', `메디컬센터', `@골뱅이', `우리집' 등의 TV 드라마에 출연하다가 올해 대학에 진학하며 연기활동을 잠시 중단한 김효진은 <천년호>가 스크린 데뷔작이자 연기자 복귀작이기도 하다.

"연기자로 대접받고 싶어 사극 영화에 도전했다"는 그는 "다음에는 나이에 맞는 발랄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밝게 웃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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