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햄버거집 얼짱을 아시나요? <그녀를 모르면 간첩> 촬영현장
2003-12-16
글 : 정진환

최근 몇년간 한국영화에는 다양한 캐릭터의 간첩이 등장했지만, 이번주 촬영을 마치는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에 등장하는 간첩은 그동안의 영화에서 보여준 냉혹하거나 어리숙했던 이미지와는 다소 먼 신세대 ‘얼짱’ 간첩이다. 얼굴이 예쁘다는 뜻인 ‘얼굴 짱’의 줄임말로 올해 인터넷 최고의 화제어인 ‘얼짱’. 여기에 얼짱이 실제 간첩이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 제작진은 김정화, 공유 그리고 실제 얼짱 출신인 남상미를 앞세워 ‘얼짱커플’ 신드롬을 일으킨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지난 12월7일 부천의 한 패스트푸드점 촬영현장. 스탭, 배우, 보조 출연자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빈 이날 공개한 장면은 남파한 뒤 이곳에서 위장 ‘알바’를 하는 ‘얼짱 간첩’ 림계순과 그녀를 보려고 몰려든 주변 입시 학원생들이 림계순을 보며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펴는 장면. 덕분에 얼짱 간첩 역을 맡은 김정화는 비키니 수영복, 웨딩드레스, 어우동 복장을 차례로 갈아입으며 등장, 학원생들의 상상에 부응했다. 특히 수영복 장면에서는 사진기자의 접근을 막고 진행하는 바람에 약간의 승강이가 일기도. 감독을 맡은 박한준 감독은 오랫동안 단편영화를 만들었던 인물로 단편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전한 장편 데뷔작이다.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그리고 싶었다”는 박 감독은 “관객이 보고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2004년 1월30일 개봉확정.

사진·글 정진환

♣ 촬영 막바지에 모습을 나타낸 실제 ‘얼짱’ 출신 남상미(왼쪽). 극중에서 김정화에게 ‘얼짱’ 자리를 빼앗기는 진아로 나온다.(왼쪽사진)

♣ “나도 얼짱이야.” 조연배우들이 촬영이 잠시 멈춘 사이 공유를 향해 일제히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밀고 있다.(오른쪽사진)

♣ ‘얼짱’을 보러 몰려든 학원생들. 보조 출연자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잘 훈련된 병사들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별다른 NG없이 촬영을 끝냈다.(왼쪽사진)

♣ “자 이쪽으로 두줄로 서주세요.” 큰소리 한번없이 촬영장을 지휘하는 박한준 감독. “단편영화 때와 달리 기능적인 면에서는 편해졌지만 스탭들과 의사소통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오른쪽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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