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영웅>의 대성공으로 다시 한번 중국 내 기반을 단단히 다진 장이모의 차기작 소식은 늘 이곳 언론의 표적이 되어왔다. 그동안 <영웅>의 속편과 이미 수차례 영화화됐던 ‘진시황’ 소재의 이야기를 준비 중이라는 언론매체의 보도내용과 달리 지금 베이징영화스튜디오와 쓰촨성의 영천 등지를 오가며 촬영 중인 장이모의 차기작은 무협영화 <십면매복>(十面埋伏)(국내 개봉 가제는 <영웅2>이다)이다. 100여명의 인원이 동원된 우크라이나 해외 로케를 마치고 지난 11월 초 귀국한 장이모의 신작 <십면매복>은 얼마 전 베이징스튜디오 내에 마련한 실내 세트장이 허락없이 언론에 공개되어 제작자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영웅>에 이어 홍콩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십면매복>은 명(明)시대를 배경으로 당시 주현(州縣) 등의 죄인을 잡던 하급관리인 두 포리(捕吏)와 눈먼 기생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두 포리 역에 유덕화(사진)와 금성무가, ‘무’(武)와 ‘무’(舞)를 겸비한 기생으로 장쯔이가 열연하고 있으며, 최근 암과 투병 중인 매염방이 강호의 여협객으로 가세할 예정이다.
장이모는 <영웅>에서 선보인 원색을 사용하여 이야기를 구분하던 방식을 <십면매복>에서도 재연할 계획이다. 이번에 그가 사용할 색은 황(黃), 녹(綠), 백(白). 각각 열정, 회상, 결별의 테마를 상징하며, 금황의 해바라기밭과 청록의 대나무숲, 은백의 설원에서 장관을 연출할 것이다. 이번에도 정소동이 무술 지도를 맡았고 적잖은 CG가 가미될 것이라고 한다. <영웅>의 ‘자매편’이 될 가능성이 높은 <십면매복>은 내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