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외신기자클럽] 재개봉관이 필요해(+영어원문)
2003-12-22
글 : 달시 파켓 (koreanfilm.org 운영자)

올해 초 서울 프랑스영화제 기간 중 개최된 오찬 자리에 갔는데, 프랑스 기자 옆에 앉게 되었다. 나처럼 그도 한 업계지의 필진이었는데, 한국 영화산업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 궁금해하는 것이 많았다. 오래지 않아 그는 각종 통계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왔다.

“지난해에 한국에서 팔린 극장티켓은 얼마나 되나요?” 그가 물었다. “1억700만장. 다 하면 5억달러가 넘어요.” 내가 말했다. “엄청난 숫자군요.” 그가 말했다. 그렇다. 한국은 영화시장 규모가 세계 7위나 8위가 되어 호주나 이탈리아보다도 그 규모가 크다.

“그럼 한국의 스크린 수는 어떻게 되나요?” 그가 계속해서 물었다. “1천개 정도입니다.” 그의 입이 쩍 벌어졌다. “고작 그겁니까? 1천개 정도밖에?” 그는 어리벙벙해했다.

그가 놀란 것은 당연하다. 한국 영화시장의 규모에 비춰봤을 때, 스크린 수가 두드러지게 적은 것이다. 호주는 1900개, 이탈리아는 3천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억8500만장의 티켓이 팔린 프랑스의 스크린 수는 5천개가 넘는다. 이 점에서 세계 영화산업계에서 한국은 특이한 경우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 극장주들이 전세계 누구보다도 돈을 더 많이 벌고 있다는 말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유럽과 미국의 영화관은 대부분의 수입을 구내 매장에서 얻는데, 한국인들은 팝콘을 별로 많이 먹지 않는다.

그 의미는 한국 영화관이 세계 어느 곳보다 붐빈다는 것이다. 또 한국 극장주들이 영화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어떤 영화를 상영할 것인가에 대해 아주 까다로울 수 있다. 그리고 한편의 영화를 2∼3주만 상영하고 나서 새로운 영화로 대체하는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또 한국에 재개봉관이 거의 없다는 점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개봉관이 약 한달 동안 영화를 상영하고, 그 영화는 재개봉관으로 넘어가서 그곳에서 또 한두달 정도 더 상영된다. 관객에게는 이런 식이 더 편리하다. 개봉관에서 영화를 놓치면 나중에 재개봉관에 가서 볼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경우 재개봉관 표값이 개봉관 표값보다 저렴하다.

영화 자체에도 이는 좋은 일이다. 내가 어디선가 읽기로는 <지구를 지켜라!>(사진)가 상영 마지막주에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그런데 새 영화로 대체된 것이다. 어쩌면 관객이 이 영화를 발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 뿐인데, 한국에 재개봉관이 있었더라면 더 많은 표를 팔았을지 모를 일이다.

한편 CGV, 메가박스, 롯데 그리고 프리머스는 새로운 멀티플렉스 극장을 짓는 걸 한창 서두르고 있다. 몇년 안에 한국은 더 “정상적인” 스크린 수치를 기록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극장주에서 배급사로 권력이동이 약간 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그럼 그때 한국에도 재개봉관이 생겨날까?


Earlier this year I attended a luncheon held during the Seoul Festival du Film Francais, and I happened to sit down next to a French journalist. Like me, he also writes for an industry magazine, and he was curious to learn more about the Korean film industry. Before long, he was quizzing me on statistics.

"How many tickets were sold in Korea last year?" he asked. "107 million. It adds up to over $500 million," I told him. "That's a lot," he said. And it is -- Korea is about the 7th or 8th biggest film market in the world, bigger than Australia or Italy.

"How many screens does Korea have?" he asked next. "About a thousand." His jaw dropped. "That's it? Only a thousand screens?" He was stunned.

He was right to be surprised. Given the size of Korea's film market, it has a remarkably low number of screens. Australia has 1,900, and Italy has 3,000. France, which sold 185 million tickets last year, has over 5,000 screens. In this sense, Korea is an unusual case in the world film industry.

What does that mean for Korea? Are Korean theater owners making more money than anyone else in the world? Not necessarily -- European and American movies theaters make most of their money from concessions, and Koreans don't eat much popcorn.

It does mean that Korean movie theaters are more crowded than almost anywhere else in the world. It also means that Korean theater owners wield comparatively more power in the film industry. They can afford to be very choosy about which films they show. It makes it easy for them to discard movies after just a couple weeks and replace it with a newer film.

It also may explain why there are hardly any second-run theaters in Korea. In most countries, "first-run" theaters will screen a movie for about a month or so, and then that movie will get passed onto "second-run" theaters, who will screen it for another month or two. It's more convenient for moviegoers this way -- if you miss a film at a first-run theater, you can catch it later at a second-run theater. Often the second-run theaters charge less money than the first run theaters.

It's also good for movies. I read that Save the Green Planet was selling out many of its shows during its last week on release. Then it was replaced by a newer movie. Perhaps audiences just needed more time to discover this film, and if there were second-run theaters in Korea, maybe it would have sold a lot more tickets.

Meanwhile, CGV, Megabox, Lotte, and Primus are all building new multiplexes at a very fast rate. In a few years, Korea may have a more "normal" number of screens. Perhaps at that time, some power will shift from theater owners to distributors. I wonder if then, we might see second-run theaters appearing in Korea?

번역 기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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