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인터뷰] 배우 김주혁과 엄정화
2004-01-15

영화 <…홍반장>서 로맨틱 코미디 연기

지방 소도시 변두리 동네의 동반장 홍 반장. 변변한 직업도 없이 동네 아줌마들이나 탐낼 만한 반장직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 녀석. 하지만 수려한 외모에 모르는 것 없고 못하는 일 하나 없는지라 그의 주변에는 과거 행적에 대한 무수한 추측이 맴돈다.

최근 촬영을 마치고 3월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에 들어간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이하 홍반장)은 스물여섯자나 되는 긴 제목 만큼이나 독특한 색깔의 로맨틱 코미디다. 영화는 홍 반장과 당차고 도도한 치과의사 혜진의 사랑이라는 멜로적인 이야기 구조를 코미디로 풀어가는 동시에 홍 반장의 과거 미스터리를 첨가하고 있다.

영화를 이끄는 주인공은 이미 <싱글즈>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주혁과 엄정화. 두 사람을 14일 영화의 크랭크업 파티가 열렸던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영화 이야기를 들었다.

▲ 김주혁 = "재미있게 찍었으니 재미있게 나올 것"이라고 촬영을 마친 소감을 말하는 그에게 <홍반장>은 <세이예스>와 <YMCA 야구단>, <싱글즈> 이후 네 번째 영화다.

그가 연기하는 홍 반장은 이전의 준수하고 멀쩡한 남자의 느낌보다는 <싱글즈>에서의 능청스러운 '수헌'의 이미지가 확대된 쪽에 가깝다.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알고 소박한 꿈을 갖고 사는 평범한 남자예요. 이것저것 못하는 일이 없고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람으로 포장되지만 사실 보통 서민 같은 역할입니다"

엄정화와 <싱글즈>에 같이 출연한 적이 있지만 장진영의 상대역이었던 까닭에 연기 호흡을 맞춘 것은 이번에 처음이라고. 그는 "엄정화에게서 많이 배웠다"며 칭찬을 늘어놨다.

"그런 성격에 어떻게 이런 위치에 올랐나 놀라워요. 같이 일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날씨도 추운 데다 입에서 비린내가 날 정도로 생선만 먹었던 제주도 촬영이 가장 힘들었다는 그에게 영화 속에 두 차례 등장하는 베드신 경험을 묻자 넉살좋은 대답이 돌아왔다.

"남들은 베드신 하면 야한 장면을 생각하는데 저는 그저 침대 위에서 잠 자는 신으로 생각했나봐요(웃음). 피곤해서 그런지 촬영중에 몇 차례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 엄정화 = 홍 반장 만큼이나 엄정화가 맡은 혜진 역도 평범한 인물은 아니다. 툭 하면 1천만 운전자를 대표한다는 둥, 수백만 성범죄 피해자들을 대변한다는 둥 어처구니 없이 사고만 쳐대는 그녀는 협박용으로 내민 사표가 즉각 수리되면서 작은 도시의 변두리에 자신의 치과를 개업하게 된다.

깐깐한 성격에 결벽증과 완벽주의까지 있는 도도한 혜진은 '소셜 포지션'이 다르다며 무시하던 홍 반장의 매력에 점점 끌린다.

"완벽주의자이지만 실수 많고 상처받으며 강한 척하는 치과의사"라고 혜진을 설명하는 그녀는 "캐릭터가 너무 예뻤다"며 출연 동기를 밝혔다.

김주혁과 함께 연기한 경험을 묻자 `참 엉뚱한 사람'이라며 칭찬을 시작했다.

"원래 좋은 사람인 것을 안 후에 작업을 시작했지만 볼수록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면이 있는 사람이에요. 배우로서는 상대방이 감정을 잡을 수 있도록 잘 도와주는 점이 좋았어요"

"제주도 바닷가에서 방파제를 배경으로 찍은 마지막 장면이 감정 잡기가 쉽지 않았다"고 촬영중 힘들었던 점을 털어놓는 그녀는 "올해도 따뜻하고 예쁜 영화로 팬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감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