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키모 부부에게 사랑스런 아기가 태어나던 바로 그 날, 곰 부부는 갓 태어난 아기의 죽음이라는 슬픈 일을 겪는다. 그 곰의 슬픈 울음소리를 들으며 태어난 아기는 ‘작은 곰’이란 이름을 갖게 된다. 그런데 이 아이는 정말로 곰이 되어버리고 만다. 깊은 상심에 빠져 있는 아내를 보며 같이 마음 아파하던 아빠곰이 그 아내를 위해 인간의 아이, 즉 ‘작은 곰’을 원래 부모의 손에서 훔쳐와 아내 앞에 데리고온 것이다. 엄마곰의 진실하고 극진한 모성애는 ‘작은 곰’을 이름 그대로의 존재로 만든다.
<곰이 되고 싶어요>를 관통하는 키워드 가운데 중요한 것으로 아무래도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꼽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는 그것을 가지고 별로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운명과 도전 등이 배치된, 흥미롭고 신비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또 한편으로는 그것에서부터 당장 가슴을 깊이 찌르지는 않더라도 보는 이의 온몸에 퍼져나가는 순수한 정서적 파장 혹은 감동을 빚어낸다. 예컨대 ‘작은 곰’의 인간부모들이 결국 자기 아들의 행복이 어디에서 비롯하는지를 알고는 어려운 결심을 하는 마지막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조용한 감동을 안겨주는 순간이다. 덴마크, 프랑스, 노르웨이 합작으로 만들어진 이 애니메이션은 물론 시청각적으로도 관객과 교감할 줄 아는 작품이기도 하다. 단순하면서도 힘있는 터치와 수채화의 느낌이 살아 있는 배경이 특히 눈을 끄는 비주얼과 서정적이면서도 아련한 환상의 느낌을 전달하는 음악의 결합은 75분 동안 관객의 눈과 귀를 스크린 위의 세계로 향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