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지치면, 가끔 여행을 떠난다. TV시리즈도 그렇다. <리지 맥과이어>는 드디어 리지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떠나는 로마여행 이야기다. 아주 엄한 ‘마귀할멈’과 함께 떠나는 수학여행. 단짝친구인 고도와 함께, 이번 여행에는 반드시 ‘모험’을 하자고 약속했던 리지는 이탈리아의 인기가수인 파울로를 만난다. 파울로와 함께 듀엣을 했던 이사벨라와 쌍둥이처럼 닮은 리지를 본 파울로는, 로마의 관광명소를 안내하면서 한 가지 부탁을 한다. 사라져버린 이사벨라를 대신하여 시상식장의 무대에 올라달라는 것이다. 언제나 꿈꾸었던 환상이 드디어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학생회장 대신 해야 했던 졸업식 연설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졸업식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 리지가, 수많은 관중이 바라보는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이것은 꿈일까, 현실일까? 혹시 리지의 이상한 모습을 언제나 비디오에 담아 괴롭혔던 동생 맷의 음모는 아닐까?
TV시리즈의 극장판이 흔히 그렇듯이, <리지 맥과이어>는 일상을 떠나 벌어지는 모험담이다. 소녀 취향으로, 왕자님을 만나 전혀 새로운 세계로 빠져드는 모험. 디즈니의 프로그램답게 우울한 청춘의 그림자는 희석되기는 했지만, <리지 맥과이어>는 사춘기 소녀의 밝은 일상을 경쾌하게 그려내 인기를 끌었다. 그 화사함 역시 현실이다. 잘난 척하는 친구, 관객 앞에서 연설하기 등 누구나 살아가며 부딪혀야 할 것들에 반응하는 리지의 속마음은 TV에서나, 영화에서나 공감을 일으킨다. TV시리즈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은 <리지 맥과이어>는 밝고 화사한, 백일몽 같은 청춘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