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인터뷰] <슈렉>의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
2001-06-01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일한 지 얼마나 되었나?

=1984년에 디즈니에 입사했으니까 거의 20년이 다 되어간다.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적은 전혀 없다. 나에게 애니메이션은 일이었다. 그런데 이 일과 사랑에 빠졌고 애니메이션은 걷잡을 수 없는 나의 열정이 되었다. 내가 드림웍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애니메이션을 하기 위해서다.

애니메이션은 진화하는 것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은 혁명에 의해 발전한다. 지난 몇 년간 일어난 애니메이션의 발전 속도는 경이롭다. 생각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고 있다. `Antz(앤츠)` 이후 2년 만인 지금 `Shrek (슈렉)`을 보면 우리가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어떤 성과를 이루어 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는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

=디즈니 스타일은 매우 독특하다. 그러나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에서는 Hertz (미국내 렌터카 시장 1위 업체)대해 Avis(미국내 렌터카 시장 2위 업체)가 취하는 것과 같은 전략을 취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가야 한다. 영화 팬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기다리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바로 이러한 때 <슈렉>이 등장한 것이다. 확실히 <슈렉>은 어느 누구도 생각해본 적 없는,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이다.

한 회사를 규정하는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그 회사의 상품이다. 그리고 그러한 규정이 내려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모두 서로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러한 것을 의도적으로 주입시키려 한 것이 아니다. 나는 단지 예술가들이 그들 답기를 원했다. PDI도 그들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전통 애니메이션에서 시도하고 만들어 가는 것들이 새로운 형태를 이루어 내길 바란다. 관객들은 우리에게 그들이 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을 보여주길 기대하며, 이번엔 또 어떤 걸 보여 줄꺼지? 하고 기대한다.

나는 단 한번도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다는 식으로 영화를 생각한 적 없다. 나는 무엇이 이 영화를 정말 대단한 영화로 만들 것인 가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사람들이 우리가 작년에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상을 탔기 때문에 <글래디에이터>를 보러 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더 만들 생각이냐?

=내가 우리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객이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이것이 가장 큰 목표다. 가족 단위의 어린이 관객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열광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나는 <슈렉>을 본 16, 18, 20세 관객들의 반응을 지켜 보았다. 그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그것은 가족 관객들이 보이는 것과는 다른 반응이다.

6살, 8살 아이들은 그들 대로 <슈렉>에 나오는 멋진 무술과 불을 뿜는 용,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육체적인 유머나 개그에 즐거워 한다. 당나귀는 그들에게 너무 사랑스로운 캐릭터다.

10대들은 이 영화가 그들이 자라온 세상에 던지는 <불경스러움(?)>에 열광한다. 이 점이 <슈렉>이 10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유이다. 그 방식은 절대 비열하거나 맹렬한 공격이 아닌 장난스러움이다. <슈렉>은 모든 인습들을 꺼내 들어 뒤집고 꺼내 보인다. 등장 인물들에게 풍부하고 복합적인 성격을 부여함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게 된 것은 첫째, 전형적인 스타일의 동화를 만드는 것이 웬지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전형적인 스타일의 동화를 훌륭하게 만드는 회사가 있다. 나는 우리가 그 분야에서 그들보다 더 잘해낼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 더 이상 그런 전형적인 스타일이 나나 아티스트와 같은 작업자들을 즐겁게 하지도 도전감을 고취시키지도 못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이런 전형적인 동화의 진부한 가치를 뒤집고 조롱하며 독특한 스타일과 톤, 그리고 태도를 갖추게 된 것이다. 나에게 이는 큰 즐거움이며 도전이다. 한 작품으로 5년 반 동안 작업할 것을 생각해 보라. 그 기간동안 쭉 해나가기 위해서는 작품이 재미있어야 한다.

-영화를 만들 때 무슨 일들이 진행되는지 알아 보나? 모든 것에 대해 정통한가?

=나는 기술자는 아니다. 그러나 20년을 일해오며 배운 것은 목표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 회사가 주창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것들 말이다.

질문하신 내용에 대한 답변을 하자면 나는 목표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알만큼 충분히 알며, 이러한 목표를 성취하는데 있어서 객관적일 수 있을 만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면은 잘 모르지만 나는 고성능 측정계와도 같다.(웃음) 사람들이 한방이 가득찰 만큼의 서류를 가지고 와서 그들이 하고싶고 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 설명한다. 나는 그 중 잘못된 것을 금방 알아본다. 예를 들어 Infrastructure를 구축하기 위해 11명의 인력을 쓰는데 왜 48만5천불이나 드냐 어쩌고 저쩌고 물어보면 “어, 4만8천불인데 프린트가 잘못됐네요” 하며 틀린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위험할 만큼 잘 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나 다 할 수는 없다.

-2002년 아카데미가 최초로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를 두고 최고 작품상을 수여하게 되는데 <슈렉>이 그 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나?

=받은 선물의 값이 얼마인지 따지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아카데미가 애니메이션 영화에 대한 노력과 공로를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분수령이다. 가슴이 설렌다. 앞으로 언젠가는 하나의 카테고리에서 평가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이 상은 아까 말했듯이 수만 명의 artist들의 공로를 인정해주는 의미있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이 극영화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글래디에이터, 초콜릿, 에린브로코비지와 같은 영화와 비교하는데 무슨 차이가 있나? 이 영화들이 서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 모두 필름에 찍은 것이긴하다. 그 외에는 아무런 공통점도 없다.

-앞으로 관객들은 무엇을 원하리라 생각하나?

=관객들은 영화에 점점 더 많은 것을 바란다. 지금의 실사 영화는 10년, 15년 전 영화와 비교해서 훨씬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보다 대담하고 기발하기를 바란다. 전통 애니메이션과 컴퓨터 애니메이션 둘 다 할 수 있는 최대한 유닉 (unique)해야만 한다.

<슈렉>은 실사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영화다. 아무리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더라도 실사 영화로는 존재할 수 없다. 내년에 선보이게 될 은 이런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줄 것이다. 반면에 <엘도라도>는 실사로 만들 수 있는 영화였다. 바로 그 점이 충분히 독창적이지 못한 이유다. 두 쳥년이 파도에 밀려와 벌이는 모험담 같은 영화는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같은 영화로 더 멋지게 만들고 있다.

-전체 영화를 사진만큼 진짜같이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나?

=그것은 `Creative`에서의 선택이다. 나는 사진처럼 진짜 같은 세상을 만들고 싶지 않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미학적인 선택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동화는 아름답고 훌륭해야 한다. 이야기 속의 모든 것들이 실제 삶보다는 더 멋져야만 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과장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과장된 진실이어야 한다. 애니메이션으로 진짜를 만든다는 것은 형식자체의 모순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한편을 만드는 데 수 년이 걸린다. 계획을 세울 때 이미 가능한 기술로 세우는가 아니면 미래에 가능할 기술을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나?

=우리는 기술보다 앞서서 영화를 만든다. 돈, 시간, 능력이라는 요소들을 투여했을 때 어떤 것을 해낼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니 원하는 바의 90%를 해내든 110%를 해내든 목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어떠리라 생각하나?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18개월마다 변한다. 여기 앉아서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점친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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