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새영화] <어깨동무>
2004-03-12
글 : 김은형 (한겨레 esc 팀장)

별볼일없는 깡패 태식(유동근)과 이름도 삼류스러운 부하 ‘꼴통’(이문식)과 ‘쌍칼’(최령)은 경찰을 습격해 대기업 회장의 비리장면이 담겨있는 비디오 테이프를 손에 넣는다. 그러나 태식의 애인이 운영하는 비디오 가게에서 테이프는 분실되고 만다. 거금의 현찰을 챙기기는커녕 목숨마저 위태롭게 된 태식 일행은 문제의 테이프를 에로비디오로 착각해 빌려간 백수 청년 동무(이성진)를 가까스로 찾아내지만 테이프는 또 어디론가 사라진 상태다.

<어깨동무>는 <조폭마누라>의 감독(조진규)과 <가문의 영광>의 시나리오 작가(김영찬)가 손잡은 영화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유추되는 것. 거친 싸움장면이 등장할 것이고, 싸움의 당사자들은 그닥 폼나지 않은 깡패일 것이며, 투박한 웃음이 마구 터져나올 것이다. <어깨동무>는 동료애나 가족애 등 좀 더 늘어난 애정 드라마의 가지를 친다면 이런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코미디 영화다.

강패 백수 테이프…‘크크크’또 그거지?

<조폭마누라>에서 웃음의 뿌리가 남성과 여성의 역할 바꾸기에 있었듯 <어깨동무>가 가진 웃음의 중심에도 역할전도가 있다. 테이프와 함께 우연히 얻게 된 경찰 신분증을 이용해 검문을 피하려던 태식 일행은 마약 관련 살인사건 현장에 휘말려 들어간다. 이곳에서 태식은 특수경찰이라고 속이며 진짜 경찰에게 마약사범들의 특징과 폭력행태에 대해 핵심체크식 강의를 한다. 또 여기에 착안해 아예 가짜 파출소를 만들어 경찰 행세를 하면서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모면해 나간다.

이문식의 ‘오버’와 연극배우 출신 최령의 ‘절제’가 적절한 쌍을 이루고 있지만 영화 전체의 기둥을 받치고 있는 것은 유동근이다. 동무를 다독이는 태식처럼 유동근은 중간부터 이리저리 흩어지는 이야기들을 다독이며 끌고 간다. 그러나 한 사람만의 힘으로 산만하게 흩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중심을 잡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으로 보인다.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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