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인터뷰] <나두야 간다>의 정준호, 손창민
2004-03-27

정준호(33)와 손창민(38)이 영화 <나두야 간다>에서 투 톱으로 나선다.

<나두야 간다>는 자서전 대필로 만나게 된 조직폭력배 두목과 소설가가 서로에게서 그동안 잊고 있던 사랑과 꿈을 발견한다는 내용의 코미디 영화. 두 사람은 지난 98년 드라마 <마음이 고와야지>에서 이승연을 둘러싸고 애정싸움을 벌이는 관계로 출연한 적이 있지만 영화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준호가 맡은 역은 아내(전미선)에게 구박받고 자식에게 무시당하는 무능한 소설가 동화. 이름처럼 공상에 빠져 살던 어느날 폭력조직의 보스인 만철의 자서전을 쓰면서 인생이 바뀌어간다. 자신도 모르던 '조폭'으로서의 재능이 드러나는 것.

한편 손창민이 연기하는 만철은 '업계'에서는 '전설'로 통하는 주먹. 자서전 대필을 위해 고용한 동화를 만나게 되면서 만철도 변하게 된다. 사실 글솜씨로 따지면 만철도 동화 못지않은 실력의 소유자. 여기에 동화를 통해 알게 된 여인 연희를 만나 철이 들기 시작한다.

손창민은 "특별한 말이나 설명 없이도 서로 호흡이 잘 맞는 게 편하다"며 정준호와의 호흡에 만족해했으며 정준호는 "지지 않으려고 연습과 연구를 많이 하는 게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많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두 배우도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 꿈꾸는 다른 인생은 있을 듯.

손창민은 "어렸을 때는 커서 감독이 돼야지 하는 생각을 막연히 했지만 지금은 배우 이외의 직업은 생각도 안 하고 있다"고. "경찰이든 검사든 건달이든 뭐든지 돼볼 수 있는 직업이 배우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준호는 어릴 적 꿈이 체육 선생님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체육 선생님이 흰 체육복을 차림으로 옷깃을 세우고 몽둥이를 든 채 체육관에 들어서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어요. 실제로 대학입시에서 사범대를 지망하기도 했었죠. 물론 지금은 포기했지만."

손창민은 <정글쥬스>, <맹부삼천지교> 이후 이번 영화까지 모두 조직폭력배 역할을 맡았다. 최근 그가 맡은 캐릭터들은 한때 귀공자 풍의 외모로 사춘기 소녀들의 가슴을 뛰게 했던 이력에 비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변신이다. "기존의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거칠어 보이는 역할들을 찾게 되더군요."

정준호의 경우는 이번 영화가 아내와 자식을 둔 유부남으로 출연한 첫번째 작품이다. 결혼 경험이 없는 그는 마누라의 잔소리를 듣는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조폭은 해봐서 어렵지 않았지만 구박받고 핀잔 듣고 돈 벌어오라는 잔소리 듣고 하는 것이 너무 어색했어요. 친하게 지내는 차인표씨나 박상원씨에게 물어봐도 '그런 경험 없다'고 딱 잡아떼더군요. 결국 형수들을 통해 남자들의 심리를 알아봤죠.(웃음)"

두 사람과의 인터뷰는 정준호의 술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라스베거스를 떠나며> 같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정준호의 소망. "워낙 술을 좋아해 술 먹는 연기는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사실 지금까지 술자리 앞에서 기죽은 적은 없거든요. 그런데 손창민씨를 만나며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술을 잘 마시는 사람입니다. 혹시 형에게 걸려 술을 먹게 되지 않을까, 스태프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을 정도니까요."

현재 80% 정도 촬영을 진행한 영화 <나두야 간다>는 5월 말께 개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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