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부모와 자식 사랑 그린 가족영화 줄이어
2004-03-30

<맹부삼천지교>, <프리키 프라이데이>, <저지걸> 등

`가정의 달' 5월을 한달 남겨 놓은 초봄 극장가에 부모와 자식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가족영화가 잇따라 간판을 내걸고 있다. 26일 부자(父子)간의 사랑을 담은 <맹부삼천지교(孟父三遷之敎)>가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4월 2일 모녀(母女)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리키 프라이데이>가 바통을 이어받고 일주일 후에는 부녀(父女)의 이야기인 <저지걸>이 가세해 관객에게 모처럼 아들딸의 손을 잡고 극장 나들이에 나서보라고 손짓한다.

주인공의 성별이 각기 다른 이들 삼색(三色) 가족영화는 배합비율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코미디와 드라마를 섞어놓은 유쾌하면서도 훈훈한 이야기. 콘서트, 오디션, 학예회 등의 무대에서 부모와 자식이 완전한 화해를 이루는 것으로 끝을 맺는 방식도 비슷하다.

조재현ㆍ손창민 주연의 <맹부삼천지교>는 아들을 서울대에 입학시키려고 서울 강남의 아파트로 이사한 생선장수 아버지가 교육환경을 방해하는 앞집의 조직폭력배들과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아들의 대학 입학에 목숨을 걸면서 여자친구나 음악 등 옆길로 새는 꼴은 절대 보지 못하는 대한민국 아버지들의 집념과 고집을 유쾌하게 풍자해냈다.

개봉 전날까지 맥스무비나 인터파크 등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서 7주간 부동의 1위였던 <태극기 휘날리며>를 제치고 예매율 1위를 차지해 순조로운 흥행을 시작했다.

1976년 개봉된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프리키 프라이데이>는 재혼을 앞둔 신경정신과 의사(어머니)와 로커를 꿈꾸는 여고생(딸)의 몸이 바뀌어 온갖 소동을 빚어내다가 서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교훈을 깨닫고 진정한 화해에 이른다는 것이 기둥줄거리.

어머니의 몸으로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마음껏 카드를 긁는 딸. 친구들에게 고리타분한 설교를 늘어놓는 딸 모습의 어머니. 특히 읽지도 않은 책의 저자로 어머니 대신 TV 토크쇼에 출연해 횡설수설하는 대목은 압권이다. 제이미 리 커티스와 린제이 로한이 주인공을 맡았다.

4월 9일 국내에 상륙할 <저지걸>은 최근 결별한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 커플이 부부로 출연해 화제를 모은 작품. 그러나 제니퍼 로페즈는 아기를 낳다가 숨져 초반부에 퇴장하고 혼자 딸을 키우던 벤 애플렉은 동네 비디오가게의 점원 리브 타일러와 눈이 맞는다.

극중에서 잘 나가던 연예 홍보맨이었던 벤 애플렉은 아내를 잃은 충격과 육아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스타에게 욕을 퍼부었다가 해고되고 만다. 그로부터 7년 후, 어렵사리 컴백 제의를 받는데 면접 날 딸의 학예회가 겹쳐 고민에 빠진다. 아역 라켈 카스트로의 깜찍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부자, 모녀, 부녀 다 있는데 모자(母子)의 사랑을 그린 영화만 없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26일 개봉된 <아홉살 인생>은 시골 산동네 꼬마들의 삼각관계를 예쁘게 그려낸 `아동판 멜로물'이지만 모자 관객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만하다. 백태가 낀 어머니의 눈을 가려줄 색안경을 사기 위해 `아이스께끼' 장사를 하는 기특한 아들과 이 사실을 알고 아들의 종아리에 모질게 회초리를 내려치는 속깊은 어머니의 가슴 뭉클한 삽화가 곱게 끼워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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