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이루는 ‘연애’와 ‘사진’은 이 영화의 구성에 관한 기본적인 단초를 제공한다. 영화는 마코토와 시즈루의 연애 이야기로 되돌아갔다가 현재의 의문 안으로 다시 진입하기를 반복하면서 감성의 서사를 진행시킨다. 한편으로 뉴욕의 거리와 사람들을 담은 시즈루의 사진은 영화의 곳곳에 배치되어 시각적인 쾌감을 덧입힌다. 첫사랑의 감성과 생동감 넘치는 감각, 즉 연애와 사진은 그렇게 서로를 보완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면서 마코토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시즈루의 사진에 담겨 있는 원더랜드 뉴욕의 진면목이다. <연애사진>은 사랑이란 한곳을 같이 바라보는 것이라는 일상의 믿음을 시즈루가 찍은 뉴욕 거리를 마코토가 고스란히 다시 찍으면서 실현한다. 이제 마코토에게 뉴욕은 곧 시즈루가 된다.
감독 쓰쓰미 유키히코는 뮤직비디오 출신 감독답게 명랑하고 경쾌한 감성과 감각을 유지한다. 장르의 클리셰를 비교적 영리하게 차용하면서 느슨해지는 순간마다 조금씩 단계를 밟아나간다. 따라서 이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면 <연애사진>이 아름다운 현대판 괴담의 한 종류라는 사실 또한 알게 될 것이다. 그때서야 마코토는 시즈루와 대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