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 최고의 공포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전세계에 일본 호러영화의 새로운 붐을 일으켰던 6명의 감독들이, 명프로듀서 이치세 다카시게의 지휘 아래 ‘제이 호러 시어터’라는 이름으로 올해부터 차례로 6편의 신작을 내놓는다.
일단 감독의 면면이 화려하다. <최면>과 <기묘한 이야기>의 ‘눈 속의 하룻밤’을 감독했던 오치아이 마사유키, <큐어> <강령>의 구로사와 기요시(사진), <주온>의 시미즈 다카시, <여우령> <링> 시리즈의 각본가이자 장편 감독 데뷔는 처음인 다카하시 히로시, <링0>의 쓰루다 노리오, 그리고 <링> <검은 물 밑에서>의 나카다 히데오다.
최근 도쿄의 도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치세 프로듀서는 “해외에서 이들 감독들의 차기작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던 터에 ‘누가 가장 무서운 영화를 만들까’라는 컨셉에서 6명의 감독들이 경쟁하는 식으로 지난해부터 준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호러가 인기 장르라지만 도호가 6편을 한꺼번에 계약한 건 이치세에 대한 두터운 신뢰 때문. 도호는 이들 영화를 전국 200개관에서 대규모 개봉한다. 공식발표는 안 했지만 시놉시스만 읽은 미국의 한 메이저 스튜디오가 6편의 미국 개봉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 10월 개봉될 오치아이의 <감염>과 쓰루다의 <예언>을 선두로, 매해 2편씩, 2006년 12월까지 6편을 완성할 계획이다. 오치아이가 직접 각본을 쓴 <감염>은 의료사고를 은폐한 뒤 미지의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이 퍼지며 공포가 ‘감염’되어가는 병원을 그렸다. <예언>의 원작은 쓰노다지로의 걸작만화 <공포신문>이다. 고속도로 운전 중 전화박스에 들어갔던 남자가 자기의 딸이 사고로 죽었다는 기사가 실린 신문을 읽은 뒤, 자신의 눈앞에서 기사대로 죽는 딸의 모습을 보게 된다.
감독들끼리 의견을 교환하곤 있지만, 스타일과 내용은 각자의 개성대로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주온>을 염두에 두고 두 글자 제목을 달아갈 예정이다. 6편 합쳐 최소한 1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확신한 이치세 프로듀서는 호러영화의 대부답게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재능있는 신인감독들 6명을 모아 6편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추진할 것”이라고 새로운 계획까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