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라이어> 알렉스 역의 오만석
2004-04-30
글 : 김도훈
사진 : 오계옥
신뢰감 100%의 배우가 되고 싶다

영화 <라이어>의 게이 ‘알렉스’ 역을 맡은 배우 오만석. 연극과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스타, 그리고 영화는 초보인 이 젊은 미남을 만났다.

-이름이 특이하다.
=(웃음) 일만 만자 돌 석자. 할아버지께서 어려운 한자어 이름을 싫어하셨다. 우리 집안 이름이 그래서, 대석, 범석, 정석, 만석. (웃음) 어릴 때는 가명도 생각해봤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 전혀 없다. 이름이 그냥 이름이지. ‘얼굴이 이름보다 낫다’라고 사람들이 생각해주면 더 좋지 않나.

-연극계에서는 꽤 유명한 이름이다. 팬카페도 있고.
=뮤지컬 <그리스>나 연극 <이> 등에 출연했다. <내사랑 십자 드라이버>라는 선배의 졸업 단편영화를 제외하면 영화는 이게 처음이고.

-<라이어>의 ‘알렉스’ 역은.
=특별한 모델을 참고한 것은 아니었다. 연극 <이>에서도 연산군의 총애를 받는 동성애자 남사당패 역할이었고, 사실 그것 때문에 캐스팅된 것이기도 하고. <패왕별희>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등을 참고하려고 했지만 사실 게이라는 캐릭터에 정형화된 틀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내 속에서 찾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감독과의 연기 조율은.
=김경형 감독님은 하나의 틀을 정해놓고 캐릭터에 사람을 맞추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분이었다. 감독님 스스로도 역할로 찾아가는 길을 열어놓으셨고. 그래서 나도 스스로 길을 찾았다.

-영화와 연극의 차이점.
=연극은 모든 신체와 배경이 완전히 열려 있는 상태다. 내가 움직이는 모습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지만 영화에서는 그 감이 좀 덜 왔다. 연극의 현장성과 영화의 편집 예술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연극에서 얻는 것이 영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나.
=영화를 하다가 연극하는 것은 힘들어도, 연극하다가 영화하면 비교적 편할 수도 있다. 연극을 할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이끌어가야 하고 내적으로 일관된 흐름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영화는 편집, 촬영에서 그게 끊어지게 되니까. 연극으로 그 훈련이 되면 언제든지 적절한 상황의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영화배우로서의 계획은.
=배우로서 어떤 캐릭터에도 구애받지 않고, ‘저 친구랑 작업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배우이고 싶다. 나이 들어서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면 더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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