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소녀문화의 어두운면 부각시킨 영화들 좋은 성적 거둬
2004-05-03
글 : 김도훈
나쁜 소녀 전성시대

‘잔인한 소녀들’이 할리우드 10대 영화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다. <마법에 걸린 엘라> <내 남자친구는 왕자님>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 <체이싱 리버티> 등 신데렐라 스토리를 다룬 10대 영화들이 줄줄이 박스오피스에서 참패하고 있는 반면에, 여학교에서의 왕따나 패거리 문화 등 어두운 면을 부각시킨 영화들이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데어데블>의 제니퍼 가너가 인기를 얻고 싶어하는 10대 왕따로 출연한 <서른이 된 열세살>은 지난주 박스오피스에서 <킬 빌2>를 누르고 2위에 등극했으며, 개봉예정인 <잔인한 소녀들> 역시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잔인한 소녀들>의 린제이 로한이 주연했던 또 다른 영화 <십대 드라마퀸의 고백> 역시 2월에 개봉해 높은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록했다. “요즘 10대 소녀들은 어른들에 의해 표백되어져서 만들어진 10대의 삶을 극장에서 보기를 원치 않는다. 그들은 좀더 자신들의 처지에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보기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박스오피스 관계자들의 이야기. 앞으로도 더욱 많은 10대 영화들이 이런 경향에 편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10대 소녀들의 패거리, 왕따 문화’는 미국 중·고등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까지의 할리우드영화들이 직접적으로 다루기를 회피했던 소재이기도 하다. 소녀들의 폭력적인 패거리 문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캐리> <헤더스> <조브레이커>)은 지금까지 일종의 컬트영화로만 주목받아왔다.

청소년 문제 전문가들은 할리우드가 이같은 소재를 다루기 시작한 것을 환영하며 “어떻게 소녀들이 왕따의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전락하는지 10대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영화의 교육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10대 소녀들의 고민과 폭력적인 패거리 문화를 다룬 베스트셀러 <소녀들>의 작가인 에이미 골드먼 코스는 “그 나이에는 누구나 패거리 문화의 희생자가 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10대 소녀영화들의 인기를 설명했다.

물론 <잔인한 소녀들>이나 <서른살이 된 열세살> 같은 영화들에 등장하는 가학적인 10대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스테레오타입화돼 있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10대 관객은 비현실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탈피하고 있는 10대 소녀영화들의 현실적인 변화에 환영하고 있고 그 결과는 높은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나타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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