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르 쿠스투리차는 제목 그대로 삶이 기적이기를 바라는 판타지를 예의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풀어간다. 신나게 쿵짝거리는 음악에도 불구하고 따분함이 느껴진다면 그건 소재나 캐릭터가 익숙하게 재연되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움은 보스니아를 배경으로 에로틱한 장면을 가미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펼친다는 점이다. 그 비극을 과감한 해피엔딩으로 돌려놓은 자신감이 놀랍다. 보스니아와 세르비아를 넘나드는 철도를 연결하는 것이 꿈인 루카. 신경질적인 뮤지컬 배우 아내와 축구선수가 꿈인 장성한 아들과 함께 사는 철로변의 아름다운 집에 갑작스럽게 전쟁이 다가온다. 떠나버린 아내와 징집된 아들을 기다리면서 살아가는 그에게 이슬람 간호사가 잡혀오고 운명처럼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위기는 아내가 돌아오면서 다시 시작된다.
영화 속의 정치학에 대해서 묻고 싶다. <언더그라운드>는 논란이 됐던 영화인데….
누가 논란이 된 영화라고 말했나?
어떤 평론가들이.
아하. 어떤(비웃듯이) 평론가들이? 영화는 정치학이 아니라 줄거리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 줄거리의 작은 디테일에서 나오는 충돌은 일반화할 수 없다. 내가 만드는 영화들은 언제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족은 신비한 드라마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보스니아 내전의 어떤 쪽을 지지하는 것인가.
(자세한 언급을 피하며) 이 영화는 진짜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 스토리를 들었을 때 굉장히 강렬한 전쟁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르완다, 한국 어디에나 이런 스토리는 있다. 그런 장소 모두에 직접 가서 만들고 싶다. 적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정말로 드라마틱한 영화의 소재라고 생각한다.
왜 당신 이전 유고 출신 저널리스트들과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고 했는가.(문장 확인!!!)
유고 출신 인간들을 싫어하니까. (웃음) (같은 질문을 던진 기자가 유고어로 흥분해서 다시 질문을 던지자) 나는 기자분이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 격한 감정들도 이해한다. 뭐 나는 언제나 영화를 통해 사랑을 보여주려고 한다. 나는 그저 사랑에 목숨을 건 사람이니까.
조지 부시를 싫어한다. 당신의 영화가 어떤 포지션도 취하지 않는 것에 실망했다. 할리우드영화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완벽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