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언론에 첫 공개, <투모로우>
2004-05-27
글 : 김은형 (한겨레 esc 팀장)

6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투모로우>가 5월 27일 메가박스에서 언론 및 영화 관계자를 대상으로 처음 공개되었다. <투모로우>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하는 기상 이변을 다루고 있다. 녹은 빙하로 인해 난류가 냉각되면서 지구의 북반부 전체가 빙하로 덮히고 인류는 대자연의 재앙에 직면한다.

전형적인 여름철 블록버스터인 <투모로우>는 <인디펜던스 데이> <고질라> 등 초대형 영화를 주로 연출해온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신작으로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삽시간에 뉴욕을 덮치는 물과 엄청난 토네이도, 거대한 우박 등의 자연이다.

데니스 퀘이드를 제외하고는 유명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 <토무로우>는 1억 2000만 달러(약 144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의 대부분을 재앙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특수효과에 쏟아부었다. 그 덕분에 21세기 최초의 초대형 재난영화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영화는 대단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홍수에 휩쓸리는 뉴욕, 압권

이 영화의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뉴욕을 덮치는 물이다. 2백만 리터의 물을 쏟아부었다는 이 장면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자유의 여인상과 높게 솟은 빌딩을 덮치는 장면의 충격은 대단하다. 또한 거대한 우박이 내려 동경을 초토화시키는 장면이나 도시 전체가 얼어붙는 장면도 볼 만하다. 제작진은 우박 장면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CGI 대신 수만 조각의 얼음을 사서 수작업으로 우박을 만들었다고 한다.

진화하는 블록버스터,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리더가 아니다

그 동안 여름철 블록버스터는 볼거리는 풍부하지만 '미국 만세'로 끝나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의 공식 때문에 많은 빈축을 샀던 것이 사실이다.<투모로우>를 연출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전작 <인디펜던스 데이>처럼 많은 재난 영화에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뛰어난 과학자가 자국에 득시글거리는 미국이었다. 이런 영화 속에서 미국은 항상 재난을 맞아 우왕좌왕하는 전세계를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해 해결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모든 상황이 정반대다. 정치에만 관심 있는 무능력한 부통령은 기상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하다가 미국 북부 주민의 대부분을 희생시키는 우를 범한다. 미국인들은 살기 위해 멕시코 국경으로 몰려가고 미국 정부는 폐쇄된 국경을 열기 위해 멕시코의 모든 부채를 탕감해 준다.

워싱턴 포스트 등의 미국 언론들은 이 영화의 무능력한 부통령의 모습이 환경보호 문제에 소홀한 부시 대통령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지적해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투모로우>는 부실한 스토리에 미국만세라는 짜증나는 결말, 규모로만 승부하려는 전형적인 미국산 블록버스터의 모습을 버리고 나름대로 변화하는 흐름을 반영한 새로운 블록버스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투모로우>는 이십세기폭스 제작으로 오는 6월 4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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