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여친소>40억투자한 홍콩제작자 빌콩 인터뷰
2004-06-01
“한국영화 시나리오 대단하다”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전지현이 보기 드물게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같이 한번 영화를 해보고 싶었는데 때마침 전지현에 매력적인 여자 경찰 ‘경진’ 캐릭터를 얹은 시나리오를 접하고서 전액 투자를 하게 됐다.”

지난 28일 곽재용 감독, 전지현·장혁 주연의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여친소)가 홍콩에서 첫 시사회를 열었다. 첫 시사회를 한국 아닌 홍콩에서 연 건 이 영화가 6월 3일 한국과 홍콩에서 동시개봉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마케팅비용을 뺀 순제작비 40억원을 전액 투자한 홍콩 에드코필름 대표 빌 콩을 29일 홍콩에서 만났다. 빌 콩은 <와호장룡> <영웅>을 만든 프로듀서이며, 에드코필름은 홍콩에서 가장 큰 배급선을 가지고 있다. 연일 빠듯한 일정으로 전날 4시간도 채 자지 못했다는 빌 콩은 “시사회 뒤 흥분돼 잠을 많이 잘 수 없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한국과 홍콩 동시개봉을 한다.

<여친소>의 일차 목표가 아시아 시장인 만큼 한국 영화라는 인상을 넘는 게 필요했다. 특히 홍콩은 동남아와의 문화적 공감대가 크고 소식 전달이 빠른데다, 중국과 달리 불법복제를 막을 수 있다.

한국 영화의 매력은 뭔가.

무엇보다 시나리오의 창의력이 대단하다. 아시아에서 한국영화가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여친소>도 전지현이란 인물과 함께 아시아적 감성을 자극하는 게 훌륭하다. 시사회 시작하자마자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며 신나게 웃었는데, 나올 때 보니까 눈물을 머금고 있더라.

흥행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엽기적인 그녀>가 홍콩에서 2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보다 잘 될 것같다. 중국은 앞으로 8년 이내에 영화 한편이 1억 달러의 수익을 낼 만큼 큰 시장이다. 한국영화가 앞서 있지만 더 좋은 시나리오로 아시아적 감성을 담아내는 게 필요하다. <여친소>가 거기에 다가가도록 제작진과 사전에 논의를 했다. 그러나 투자를 결정한 뒤엔 성공, 실패를 생각지 않는다. 감독이 영화를 잘 만들도록 도와주고,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난 야심 많은 사업가가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이다.

<여친소>의 프린트 100벌을 가지고 6월 5일 중국 동시개봉을 추진중인 빌 콩은 “중국 동시개봉은 <매트릭스>도 이루지 못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글·사진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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