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DVD]
[DVD vs DVD] <월요일 아침> vs <귀환>
2004-06-04
글 : 심은하

조앙 세자르 몬테이로 감독은 자신의 유작 <오고 가며>에서 “이렇게 좋은 날씨에 침대에 누워 있기보단 차라리 바깥에서 죽겠다”며 병원을 떠난다. 그리고는 영화를 찍다 정말 저 세상으로 가버렸다. 학창 시절 땡땡이 제법 쳤던 사람도 사회인이 되면 날씨 좋다고 몬테이로와 같은 객기로 무단결근하지는 못한다. 대리출석도 안 되는데 해고의 위험까지 감내할 순 없지 않은가? 2002년 베를린영화제서 은곰상을 수상한 오타르 요셀리아니의 <월요일 아침>에는 직장인의 판타지를 겁없이 실행한 사람이 등장한다. 용접공인 뱅상은 그림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생활은 그를 점점 권태롭게 만들고 결국 아내와 두 아들을 버리게끔 만든다. 전작인 <안녕 나의 집>에선 감독 자신이 아버지로 등장하여 집을 나가더니 자기 작품을 론도라 표현하는 감독의 말마따나 <월요일 아침>에서 뱅상은 수개월이 지난 뒤 결국 귀환한다. 잠시나마 베니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현실을 외면할 수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표현의 자유에 제약을 느끼고 84년 조국 러시아를 떠난 요셀리아니의 근작에서는 집시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12년 전 가족을 버렸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왔다. 그리고는 두 아들에게 가부장의 권위를 곧바로 요구한다. 아들과의 12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아버지가 선택한 여행지는 베니스가 아닌 무인도다. 일요일에 시작된 영화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뒤인 토요일 마감된다. 소련해체 12년 뒤인 2003년 베니스영화제에 출품되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귀환>은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즈비야진체프의 데뷔작이다. 요셀리아니의 영화가 가출로 시작되어 귀가로 마무리되는 자크 타티풍의 희극이라면 즈비야진체프의 영화는 귀가로 시작되어 아버지의 부재로 끝나는 타르코프스키풍의 비극이다. 즈비야진체프가 과연 이민족을 탄압하는 현 정권을 빗대어 영화를 만들었는지는 차기작을 보아야 밝혀질 것이다. 6분간의 감독 인터뷰가 담긴 영국판과는 달리 요셀리아니 박스 세트와 함께 낱장으로도 발매된 <월요일 아침> 프랑스판에는 45분 분량의 메이킹과 단편 <주물>이 담겼다. 이탈리아판 <귀환>의 구입이 머뭇거려진다면 최근 장족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 키노사에 의해 연말경 발매될 미국판을 기다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조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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