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변신이 아니라 원래 이미지로 돌아온 것입니다"
정재영(34)이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나 <실미도>에서 보여주었던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색다른 변신을 시도한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아는 여자>에서다. 이 영화는 연극과 영화, 광고 등을 넘나들며 전방위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장진 감독이 <킬러들의 수다>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코믹 멜로물이다. 장진 감독은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며, 관객과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정재영은 이 영화에서 고교시절 잘 나가던 주전 투수였으나 어깨 부상으로 프로야구 2군 외야수로 전락한 '동치성'으로 출연, 로맨스의 주인공을 연기한다. 러브 스토리의 상대는 이나영. 이나영은 같은 동네에 살면서 10년간 동치성의 주위를 맴돌며 짝사랑하는 '한이연'으로 나와 정재영과 호흡을 맞춘다.
정재영은 실연한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의사에게서 시한부 인생 판정까지 받는 동치성의 코믹한 캐릭터를 능청맞게 소화해낸다. 슬랩스틱 코미디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온몸을 불사른다. 이런 파격적 변신에 대해 정작 정재영 본인은 "본래 간직하고 있던 부드러운 남자로 되돌아왔을 뿐"이라고 말한다. 변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그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는다. 그런 그에게 영화에서처럼 현실에서 2-3개월밖에 살지 못하는 시한부 인생의 실제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었다.
"사랑은 무슨 사랑을 하겠습니까. 못해본 것 다 해봐야죠. 모든 일을 다 해보고 죽어야죠. 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모든 사실을 알려주고 설득해 사랑하지 말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정재영은 장진 감독과는 연극배우 시절부터 벌써 15년째 고락을 같이하고 있다. 신하균, 임원희, 유승범 등과 더불어 이른바 '장진 사단'으로 불리는 연극계 시절의 멤버다.
장진 감독은 정재영에 대해 작품을 만들면서 서로 언쟁을 벌이지 않고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가며 성실함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성실한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오는 7월 16일부터 8월 29일까지 선보이는 연극 <택시 드리블>에서 다시 한번 손을 잡는다. 이 연극에는 이나영이 카메오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