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지> <더 월2> 등을 연출한 경력이 있다)이라면 이 영화가 여성의 얄팍한 ‘환상’만을 자극하지 않고 또 다른 독특한 신데렐라를 창조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페이지(줄리아 스타일스)는 의사의 꿈을 이루려는 미국의 대학 졸업반 학생으로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어느 날 그녀 앞에 한눈에도 왕자병 기색이 역력한 철없는 에디(루크 메이블리)가 나타난다. 덴마크의 왕자인 에디는 왕실의 꽉 막힌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자유분방한 미국 대학에 교환 학생으로 온 것이다.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하던 그녀와 그의 사랑 이야기. 에디의 신분이 밝혀지고 그가 덴마크로 돌아가면서 갈등하던 페이지도 그를 따라 덴마크로 떠나는데…. 흥미로운 점은 기존의 신데렐라 유형에서 벗어나는 페이지의 캐릭터이다. 그녀의 외모는 영화 안에서도, 그리고 실제로도 인형 같은 얼굴, 꼬챙이처럼 마른 몸, 앵앵대는 목소리 중 그 어느 조건도 충족시키지 않는다. 가만히 앉아서 돈 많은 남자의 출현을 기다리는 “착한” 여자의 이미지를 기대하기에 그녀는 너무 지적이다. 낭만적 감성이 신데렐라의 전유물이었던 데 비해 그녀는 생활력과 합리성으로 똘똘 뭉쳐 있다. 영화는 중반부 이후의 많은 부분을 왕실의 삶을 재현하는 데 할애한다. 값비싼 보석들과 드레스와 왕자의 환상적인 청혼. 그러나 기억하자. 페이지는 드레스와 보석으로 치장하고 어여쁜 미소를 짓기에는 너무도 지적인 여성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환상을 깨고 현실의 꿈을 찾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꿈을 잊지 못한 그녀는 왕자님을 포기하지만, 그녀의 기 센 모습을 사랑하는 왕자님은 말한다. “너의 꿈을 이룰 때까지 나와 왕국은 당신을 기다리리라.” 결국 그녀는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페이지는 분명 똑똑한 신데렐라다. 그러나 그녀는 이전보다 현실로부터 더욱더 멀어진, 여성의 자아와 사랑의 환상까지 지켜주는 새로운 동화 속의 주인공이다. 반복 재생되는 신데렐라의 이야기는 업그레이드 될수록 비현실에 점점 더 밀착된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