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인형들이 펼치는 불길한 스릴러, <인형사> 촬영현장
2004-06-21
글 : 오정연
사진 : 정진환

세트장의 인형들에 둘러싸인 김유미, 임은경, 옥지영은 유난히 창백해 보였다. 6월8일 양수리종합촬영소에서 진행된 <인형사>의 촬영은, 인형의 모델이 되기 위해 초대된 사람들이 처음으로 미술관 내부로 들어오는 장면. 미술관 관장(천호진)이 조각가 해미(김유미), 인형마니아 영하(옥지영), 직업모델 태승(심형탁), 사진작가 정기(임형준), 여고생 선영(가영)에게 앞으로 이틀 동안 그들의 생생한 표정을 카메라에 담겠다고 말해준다. 각종 인형들에 넋을 잃은 무리 속에서 유독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미술관 내부를 조심스럽게 살피는 영하가 눈에 띈다. 그곳에 드리운 불길한 공기를 감지하기라도 한 것처럼.

<인형사>는 인형미술관이라는 한정된 시공간, 저마다의 이유로 그곳에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거듭되는 원인불명의 살인을 따라잡는다. 그들은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데, 여기에 비밀스럽기만 한 인형 작가, 이웃 마을에 살고 있는 창백한 소녀 미나(임은경) 등도 그들의 불안과 의심을 증폭시킨다. 순간순간 섬뜩한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인형들도 용의선상을 비껴갈 수는 없다.

<인형사> 현장에서 배우들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세트와 인형들. 오래된 성당을 개조한 인형미술관 중앙홀에는 사람과 비슷한 사이즈의 고부조(高浮彫) 인형들이 자리하고 있고, 제단 부분에 해당하는 홀의 끝부분에는 60여개의 다양한 구체관절인형들이 진열돼 있다. 이들은 국내 유일의 구체관절인형 제작업체로부터 협찬받은 것들로 한개당 100만원을 호가하는 인형들. 그외에도 고딕풍의 아치와 기둥 등 세트에도 세심하게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제작비의 5분의 1이 투자됐다는 미술에 정용기 감독과 조철호 촬영감독 모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인형사>로 데뷔하는 감독들로, 미술감독과 함께 다양한 공포영화를 보면서 함께 비주얼 컨셉을 정했다고 한다. 여름 안에 관객을 만나고픈 열망에 하루 15시간의 촬영을 강행하고 있는 <인형사>는 8월 초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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