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언론에 공개된 <스파이더맨2>
2004-06-25
글 : 최문희
스파이더맨의 거미줄과 닥터 옥토퍼스의 기계 촉수간의 대결

<스파이더맨2>가 6월 25일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시네코아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2002년 개봉되었던 전편은 각종 흥행 기록을 깨뜨리며 전세계적으로 8억 2천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려 대성공을 거둔바 있다. 전편의 큰 성공으로 부담감을 가지고 출발할 수밖에 없는 2편에는 샘 레이미 감독을 비롯하여 주연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등 전편의 주요 스탭과 배우들이 고스란히 참여했다.

2억 1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스파이더맨2>는 전편에 비해 훨씬 빠르고 강렬해진 스파이더맨의 고공 액션과 일상적인 삶과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영웅의 고뇌, 마블 코믹스의 원작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악당 '닥터 옥토퍼스'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니 엘프만 특유의 음악으로 시작된 <스파이더맨2>의 전반부에서는 모두에겐 영웅인 스파이더맨의 일상적인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보여준다. 평소에는 가난한 대학생인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 거대한 도시 뉴욕을 지키느라 한시도 쉴 틈이 없다.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만 나면 옷을 벗어제끼고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하여 거미줄을 내뿜으며 빌딩 사이를 누벼야 하는 그는 항상 피곤에 절어 있다. 덕분에 강의 과제를 못해가서 낙제하기 일보 직전이며 아르바이트 자리도 잃고, 사랑하는 여인 메리제인(커스틴 던스트)은 늘 약속을 어기는 그에게 실망해 그를 떠나려 한다.

스파이더맨으로 살기엔 희생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고 느낀 피터는 더 이상 스파이더맨 노릇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고 스파이더맨 옷을 버린다. 하지만 새로운 악당 '닥터 옥토퍼스'의 등장으로 피터는 다시 스파이더맨으로 나서게 된다.

2편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닥터 옥토퍼스의 거대한 기계촉수다. 실험 도중 돌발 사고로 인해 척추에 연결된 4개의 기계촉수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게 된 악당 닥터 옥토퍼스는 거미줄 대신 4개의 강력한 기계팔로 뉴욕을 누비고 다닌다. 엄청난 속도와 파워를 지닌 27미터의 촉수 4개를 이용하여 건물을 올라가고, 몇 톤짜리 물건도 가뿐히 던져버리는 새로운 악당의 액션은 스파이더맨 못지 않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작팀은 이러한 기계팔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10명이 넘는 엔지니어를 동원했으며, 디자인에서 실제 제작까지 꼬박 1년이란 시간이 소요되었다.

거대한 빌딩 숲과 지하철, 도로를 누비며 스파이더맨의 거미줄과 닥터 옥토퍼스의 기계촉수가 쉴새 없이 얽히고 섥히며 휙휙 거리는 것을 보다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 정도면 여름철 블록버스터 감으로서는 합격점이다. 하지만 스토리보다는 전적으로 화려한 액션에 의존하는 블록버스터에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편과 별다르지 않은 또 하나의 스파이더맨이라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스파이더맨2>는 콜럼비아 수입, 배급으로 6월 30일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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