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시리즈의 3편인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이하 <해리포터3>)가 1일 오후 2시 종로의 한 극장에서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해리포터3>는 <스파이더맨2>와 더불어 올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작품. 2001년에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와 함께 처음으로 영화화 되면서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두 시리즈는 그 다음해인 2002년까지 나란히 2편을 선보였다. 초대형 베스트셀러였던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은 동일한 판타지 장르, 비슷한 시기의 개봉, 대규모 블록버스터라는 닮은꼴 때문에 널리 비교가 됐지만 아무래도 <해리포터>는 아동용, <반지의 제왕>은 성인용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2년만에 찾아온 <해리포터3>에 아동영화 꼬리표를 달기엔 이제 조숙한 '해리포터'에게도 영화 <해리포터>에게도 예의가 아닌듯 하다.
<반지의 제왕>이 3년연속 개근할 때 한해 쉰 <해리포터> 시리즈는 이런저런 변화를 겪었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었던 <반지의 제왕>이라는 비교 작품이 극장가에 없고, 감독이 1,2편을 연출했던 크리스 콜럼버스에서 알폰소 쿠아론으로 변경되었으며,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 등 주연배우들도 부쩍 컸다. 이런 변화속에 새로 3편의 메가폰을 잡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반은 편하게 반은 부담스럽게 작업에 착수했다. 세트와 배우기용 등 제작의 제반여건이 이미 결정되었다는 사실은 시간을 벌게 해주었지만 크리스 콜럼버스의 인장이 새겨진 두편의 <해리포터>에 쿠아론이라는 이름을 독창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었을 터. 게다가 이미 원작이 있고 원작의 내용을 훼손시킬 수 없는 입장에서 콜럼버스와는 다른 연출의 세공술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었을 것이다.
성급히 말하자면, <해리포터3>는 이런 기우를 어느 정도 해소시킨 작품이다. 쿠아론 감독은 원작과 전편에 익숙한 관객의 세계를 섣불리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영화적 완성도를 끌어내었다. 이야기는 한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배우들의 연기는 성숙해졌으며 볼거리도 풍부해 블록버스터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지 않았다. 원작의 아우라를 벗지는 못했지만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영화적 성취가 탁월한 것처럼 <해리포터> 시리즈도 3편에 이르러서야 영화적 터닝 포인트를 찾은듯 하다.
무엇보다 신비한 동물들과 희한한 변신 마법술 등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큰 즐거움. 풍선처럼 몸이 부풀어 오르는 마지 아줌마, 도시를 질주하는 마법의 2층 버스, 반은 독수리고 반은 말인 동물 벅빅, 늑대인간인 루핀 교수 등은 원작에서 읽었던 상상의 기쁨을 스크린에 그대로 재현해 준다. 이밖에도 소소한 볼거리들이 거의 매 신마다 등장해 2시간 15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게 큰 강점이다. 하지만 3편의 핵심 인물인 시리우스 블랙의 존재감이 영화전체를 통해 긴장감있게 형성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미국에서 개봉해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영국에서 개봉 첫날 흥행기록을 깬 <해리포터> 시리즈는 <반지의 제왕>과 더불어 할리우드가 뽐내는 최고의 프랜차이즈 상품이다. <반지의 제왕>은 끝났지만 <해리포터> 시리지는 현재 4편이 제작중이고 5편이 출간됐으며 6편이 집필 중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몇년간은 그 열풍이 계속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스파이더맨2>와의 흥행 성적 비교도 관심거리. <스파이더맨2>보다 2주 늦게 7월 15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수입/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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