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송승헌 “제 학창시절은 영화와 딴판이에요”
2004-07-14

"굳이 이모저모 따지고 분석하면서 영화를 보면 단점이 없는 영화가 없을 겁니다. 그냥 10대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가볍게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멜로 드라마의 단골 주인공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심어주던 송승헌(28)이 오는 23일 개봉하는 <그놈은 멋있었다>에서 반항적인 기질이 넘치는 '싸움짱' 지은성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송승헌은 이 영화에서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에이즈(AIDS)로 숨진 아버지 때문에 유치원 시절 또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며 외톨이로 지낸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캐릭터를 소화한다. 에이즈가 우리나라 영화의 주요 소재로 다뤄지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인터넷 작가 귀여니(본명 이윤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평범한 여고생 한예원(정다빈)과 훤칠한 키에 싸움까지 잘하는 '꽃미남' 남학생 지은성과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송승헌은 10대 여학생들이 환상을 갖고 동경하는 도전적이며 반항적인 캐릭터가 탐나 이 영화가 제작된다는 말을 듣자마자 주연을 맡겠다고 먼저 제작사를 찾아가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자신의 실제 나이에 비해 훨씬 어린 고등학생 역할을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원작이 워낙 유명한 탓에 후광효과 때문에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어느 모로 보나 동정심이 가는 캐릭터여서 감독님과 상의해 가며 더 열심히 촬영했다"고 말했다.

송승헌은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싸움질이나 일삼고 술을 퍼마시는 일탈적 인물인 영화 속 주인공과는 달리 고등학교 다닐 때 아주 평범한 남학생으로 조용한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어른 세대의 눈으로 봤을 때 한참 유치해보이는 내용에 대해 그는 "원작소설을 읽었을 때 유치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저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봤을 때 그 당시 누구나 유치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10대의 감성 트렌드를 못따라가는 데서 오는 괴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승헌은 "이 영화의 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가 가장 난감하다"면서 "세상에는 작품성 있는 심각한 영화도 있어야겠지만,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며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상업적인 영화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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