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늑대인간, 프랑켄슈타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 등 유럽의 고전적인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액션 판타지 <반 헬싱>이 7월 19일 오후 2시 강남의 한 극장에서 언론사를 상대로 처음 공개되었다.
오랫동안 각종 영화와 연극, 문학의 주인공이 되었던 드라큘라, 늑대인간 등의 캐릭터 가운데서 이 영화가 가장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반 헬싱'이다. 브람 스토커의 원작에서는 연구실에 틀어박혀 드라큘라 사냥에 전념했던 반 헬싱은 이 영화에서 첨단 무기와 티베트 수도승, 회교도 등에게서 전수 받은 각종 무술로 무장하고 괴물을 처단하는 신의 사제로 등장한다.
로마 교황청의 명을 받고 악을 소탕하는 비밀 요원 반 헬싱(휴 잭맨)은 세상으로부터는 살인자라고 손가락질 받는다. 기억을 잃어버린 그는 자신이 왜 이런 운명을 타고 났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던 중 교황청으로부터 트란실베니아로 가서 드라큘라를 죽이기 위해 수세기 동안 싸워온 발레리우스 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발레리우스 공주를 도와 드라큘라를 처단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곳에서 드라큘라의 음모를 파헤치던 그는 드라큘라와 늑대인간,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와 연관된
새로운 비밀을 알게 된다.
<미이라>와 <미이라2>에서 고전적인 괴물을 스펙터클한 CGI와 결합시켜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스티븐 소머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번 영화의 강점은 역시 영화 내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스펙터클하고 환상적인 비쥬얼이다. 런던, 파리, 로마, 체코 등 유럽 전역에 걸친 로케이션으로 음산하면서도 고전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영화 <반 헬싱>에는 드라큘라 백작의 고향인 트란실베니아의 풍경과 어두운 하늘을 거침 없이 활공하는 드라큘라의 신부들, 늑대 인간의 처절한 변신 모습 등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고전 몬스터들이 끊임없이 출몰하여 인간을 공격해대는 청회색의 유럽 도시와 마을, 음산하고도 웅장한 자연 풍경,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고딕양식의 건물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객을 압도한다. 270명의 엑스트라와 115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세계적인 서커스단이 동원된 드라큘라의 가면 무도회 장면 또한 시선을 잡아 끈다.
<반 헬싱>은 할리우드의 자본과 기술력, 그리고 고전적인 유럽의 몬스터라는 소재가 결합되었을 때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키는지 보여준다. 그 파워와 능력이 원작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괴물들은 그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무기로 무장하여 한층 업그레이드 된 그들의 처단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유럽이라는 배경은 그 음산함과 규모가 훨씬 과장되어 있다.
자신의 존재 의미가 무엇이냐는 철학적인 질문에 고뇌했던 고전적인 캐릭터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피조물이 매끈한 CG로 표현되어 움직이는 것이나 훨씬 징그럽게 묘사된 것을 보자면 너무 세속화된 것이 아니냐는 느낌이 살짝 들 수도 있다. 또한 캐릭터나 설정이 <에이리언>, <스타 워즈>, 등에서 베낀 것이 아니냐는 느낌도 좀 든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숨 돌릴 틈도 없이 120분 동안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비쥬얼의 향연 속에서 바로 사라져 버린다.
<반 헬싱>은 미국에서는 5월 7일 개봉되어 개봉 첫 주에 미국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며 해외 총 박스오피스 1억불을 넘긴 바 있다. 한국에서는 오는 7월 30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