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잣거리의 새로운 ‘흥밋거리’로 탄생한 영화의 속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곳. 각종 오락산업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한 영화의 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제 모습을 알기 위해 꼭 들러야 한다는 LA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 이야기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40주년 개관 기념을 맞아 지난 6월 말,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히트작 <미이라> 시리즈의 속편격인 ‘미라의 복수-라이드’가 등장했다.
특별히 ‘미라의 복수-라이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영화의 놀이기구(게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요즘의 블록버스터의 정체를 이 신종 놀이기구가 너무나 당당하게 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령의 집과 롤러코스터라는 두 장르의 놀이공간을 처음으로 결합시킨 ‘미라의 복수-라이드’는 이미 소머즈 감독이 <미이라> 시리즈를 제작하던 당시에 기획됐다고 한다.
소머즈 감독은 <미이라> 시리즈를 함께했던 편집자, 프로덕션디자이너, 작곡가, 미라 역의 배우 아놀드 보슬로를 이끌고 직접 라이드 제작에 참여했다. “영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라이드”라고 믿는 소머즈 감독은 라이드 제작이 형식상으로도 영화제작의 연장선에 있다고 했다는데…. 감독의 말에 따르면,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거나 허를 찌르는 내러티브의 전환이나 반전은 롤러코스터의 급회전과 다를 바 없는 ‘충격’효과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이라> 시리즈처럼 판타지에 기반한 볼거리와 액션, 스릴을 생명으로 하는 블록버스터영화의 매력이 때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객석의 중력을 느끼지 못할 만큼 아찔한 경험을 관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동원되는 각종 특수효과들은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볼거리이다. 볼거리들 속에서, 영화 속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험도 나쁘진 않다. 이 방면의 영화 만들기의 대부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E.T. 라이드를 헐어내고 지은 미라의 무덤 세트 속, 키워드는 공포. 소머즈 감독은 호러 장르의 규칙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아마도 공포에 눌려, <미이라> 시리즈의 속편격이라는 내러티브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LA=옥혜령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