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나이트 워치>, 공격적 마케팅으로 <스파이더 맨2> 눌러
2004-07-26
글 : 김현정 (객원기자)
러시아산 블록버스터, 할리우드에 압승

러시아영화 <나이트 워치>가 자국 시장에서 <스파이더 맨2> <트로이>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눌러 화제가 되고 있다. 제작비 500만달러가 들어간 대작 <나이트 워치>는 세르게이 루캬넨코의 3부작 SF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 11일 동안 850만달러를 벌어 <스파이더 맨2>의 550만달러를 가볍게 눌렀다. 이 영화의 프로듀서 콘스탄틴 에른스트는 “러시아인들은 뉴욕에서 찍은, 그들의 일상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이국적인 영화를 보는 데 질렸다”고 성공의 원인을 설명했다. 빛과 어둠의 세력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를 다루고 있는 <나이트 워치>는 특수효과 대부분을 러시아 기술로 만들었고, 러시아인들에게 친근한 자국 배우를 캐스팅했다.

러시아영화가 이런 성공을 거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러시아영화는 대부분 예술영화인데다 소비에트공화국의 붕괴와 함께 영화산업도 몰락했기 때문이다. 배급도 흥행에 장애로 작용해왔다. 멀티플렉스가 거의 없는 러시아는 스크린 수가 400여개에 불과하고, 배급망이 미치지 않는 지역도 많은 나라. 그 때문에 러시아영화는 200만, 300만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리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나이트 워치>는 할리우드영화처럼 전국적인 배급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시도했고, TV와 상업자본을 끌어들여서, 러시아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의 위치에 올랐다. <나이트 워치>는 예술영화에 익숙한 러시아 평론가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 평론가 알렉세이 프로스탸코프는 “러시아영화는 특수효과와 편집에 있어 석기시대나 마찬가지였다. <나이트 워치>를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지만, 이 영화의 완성도가 높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라고 밝혔다. 미국 개봉을 협상 중인 <나이트 워치>는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처럼 3부작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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