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허영만 원작 애니 4년만에 완성 코난과 겨룰까, 슈렉에 비할까
2004-08-06
<망치>야 반갑다

허영만의 원작 <망치>에게 숨을 불어 넣는 4년 여의 작업 끝에 완성된 애니메이션 <망치>(안태근 감독)가 6일 드디어 꼬마 관객들을 찾아간다. 원작 <망치>는 1988년 창간된 국내 최초의 주간 아동만화 잡지인 ‘아이큐 점프’에 연재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환경 재앙으로 대부분의 뭍이 바다에 잠겨버린 머나먼 미래. 그래도 개구쟁이 망치는 티 없고 오늘도 제 사는 ‘촛대 마을’을 휘젓기 바쁘다. 작은 마을 넘어 무엇이 있을까 몸이 간질간질한 망치에게 어느 날 찾아든 제미우스국의 포플러 공주. 세계를 지배하려는 뭉크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이웃 나라로 도움을 청하러 가던 길이었단다. 마을의 이끔이인 망치의 할아버지가 불호령 치듯 반대를 해도 선뜻 공주와 함께 모험길을 나선 게 당연하다. 하지만 망치 하나로 나는 비행기도 때려 부수는 망치래도 어마어마한 공력의 뭉크를 당해낼 재간은 없다. 마침내 할아버지가 ‘그레이트 에코’라는 전법을 가르쳐 주는데 망치는 기러기 몇 마리만 떨어뜨릴 뿐이다.

<오세암>의 길손 역을 맡았던 김서영씨의 망치 목소리 연기가 정감 있고 매끄럽다. 조금 앞서 개봉한 3차원 애니메이션 <날으는 해적-마테오>에서 조정린씨가 공주 역을 맡은 것이 신선하긴 했지만 고음 처리 등은 미숙했던 터였다. 전 세계를 무대로 삼아 망치와 공주는 일본식, 뭉크 등은 미국식 스타일로 그리거나 음악 작업을 외국에 맡기는 등 들인 품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긴박감이 떨어진다. 아이들을 불러 들이는 서사적 힘이 80년대 티브이 만화 ‘코난’만큼은 할까 궁금해진다. 망치가 ‘그레이트 에코’를 전수받는 대목조차도 밋밋하다.

전체 관람가인 <망치>는 특히 6살부터 초등학교 3학년생까지를 주 관객으로 삼는다. 제작을 맡은 이동기(캐릭터플랜 대표)씨는 “남산 한옥마을 시사회(7월14일)에서 한 아이가 ‘슈렉보다 망치가 낫네’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반응이 궁금해진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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