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메이드 영화 시대에 웰메이드 영화 포기선언? 기획시대가 제작한 영화 <돈 텔 파파>가 ‘웰메이드 영화 포기선언’이라는 문구를 포스터와 이메일 홍보자료에서 내세워, 그 특이한 마케팅의 속사정이 충무로 안팎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정웅인(<써클>)과 <집으로…>의 아역배우 유승호가 주연한 <돈 텔 파파>는 제작단계에서는 <아빠하고 나하고>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던 영화. 건전한 제목 탓에 부자지간의 정을 다룬 휴먼드라마처럼 알려져 있었으나, 개봉단계에서 <돈 텔 파파>로 제목을 수정하면서 ‘섹스코미디’로 포장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 영화는 지난해 9월 중순에 이미 촬영이 끝났으나 올해 새로 보충촬영을 여러 번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완성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영화 자체를 완전히 개조한 것은 아니냐’는 풍문들도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돈 텔 파파>의 김진영 프로듀서는 “지금 편집본은 지난해 것과 차이가 거의 없다. 배급사가 정해지고 홍보하는 시점이 오자 영화가 너무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약점이 있었다. 리모델링한다는 생각으로 제목과 홍보 컨셉을 바꾸기만 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웰메이드 포기선언’이라는 특이한 마케팅 전략에 대해 제작자인 기획시대 유인택 대표는 “웃기기 위한 B급영화라고 미리 털어놓는 솔직한 마케팅이다”라고 덧붙였다.
관객의 반응은 어떨까. 계속되는 일반 시사회에서 관객은 ‘섹스코미디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휴먼드라마로 끝나더라’고 털어놓는다고. <돈 텔 파파>의 홍보사 영화방은 “홍보하면서 미리부터 ‘감동적이기도 해요’라고 광고하는 것보다는, 보고나서 관객이 예측하지 못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홍보 컨셉을 섹스코미디로 잡은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