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해외신작 〈80일간의 세계일주>
2004-08-19
글 : 오정연
성룡식 액션, 세계 곳곳의 까메오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쥘 베른의 이 소설은 괴짜 신사 필리어스 포그의 엉뚱한 내기로 시작된 모험을 따라 세계 각지의 풍물과 민족성을 풍자적으로 소개한 작품이었다. 1873년 발표된 이후, 1914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영화나 TV시리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략 스무번째 <80일간의 세계일주>가 될 2004년작이 다른 리메이크들과 자신을 구분시키는 전략은? <상하이눈> <턱시도>로 이제는 미국인들에게도 자기만의 스타일로 사랑받게 된 성룡의 액션과 유명 배우들의 카메오 출연이다.

영국인이 빼앗아간 고향 마을의 보물인 옥불상을 영국은행으로부터 되훔친 라우 싱(성룡)은, 발명가 필리어스 포그(스티브 쿠건)의 시종인 빠스빠르뚜로 자신의 신분을 위장한다. 그는 고향인 중국으로 빨리 돌아갈 마음으로, 포그로 하여금 80일만에 세계를 일주해야 하는 내기를 하도록 만든다. 그들의 여정에 화가지망생 모니끄 라로슈(세실 드 프랑스)가 합류하고, 불상을 빼앗으려는 팽장군(막문위), 런던 경시청의 픽스 경위(이웬 브렘너)의 추격이 더해지면서 모험은 더욱 흥미로워진다. 물론 어떠한 곤란한 상황이든 빠스빠르뚜의 뛰어난 무술 실력은 모든 것을 해결하고도 남는다. 전세계의 다양한 경치와 풍물 묘사에 덧붙여진 것은, 주인공들이 세계 각국에서 만나게 되는 유명인들.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숱한 부인들을 거느린 중동 가상왕국의 왕, 오웬 윌슨-루크 윌슨 형제는 라이트 형제이며, 빅토리아 여왕의 카리스마는 케시 베이츠가 소화한다.

1억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들여 만든 이 대작은 지난 6월 미국에서 개봉했고, 미국내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 편. 그러나 성룡만의 아크로바틱 액션을 따라 전세계의 다양한 풍광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영화가 될 것이다. 여름 휴가를 놓친 관객들을 위한 뒤늦은 보너스가 될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성룡영화의 전통적인 공략기인 추석 연휴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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