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멀티플렉스 예술영화에 ‘손짓’
2004-08-23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CGV, 메가박스 등 <팻 걸> <엘리펀트> 개봉 결정

와이드릴리스의 선봉장인 멀티플렉스가 예술영화를 탄력있게 수용하기 시작했다. 우선 8월19일 개봉작 <팻 걸>(수입·배급 백두대간)이 각각 서울과 부산의 CGV강변, 서면, 메가박스 코엑스, 해운대 등을 포함하여 롯데 일산, 프리머스 포항, 대전, 대구 등지에서 개봉했다. 8월27일 개봉작인 <엘리펀트> 역시(수입·배급 동숭아트센터) 서울 지역 CGV강변 상영이 확정됐고, 상암이나 강남 중 한곳을 타진 중이다. 메가박스쪽 서울 상영은 코엑스로 확정됐고, 부산 지역도 협의 중이다. 두 영화의 멀티플렉스 개봉 추세는 주로 자체 극장라인을 통해서만 단관 개봉하던 과거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한편, 지난 8월17일 <나쁜 교육> 언론시사 직후 이 영화의 수입사 및 배급사인 스폰지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9월17일 개봉예정인 <나쁜 교육>을 시작으로 벤처캐피털 KTB네트워크와 함께 프로젝트 ‘Cine 休’를 결성하여 <블러드 앤 본> <룩 앳 미> <에로스> <베니티 페어> <에주케이터> 등 6편을 공동 마케팅 및 공동배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쁜 교육>은 CGV, 메가박스, 롯데, 프리머스, 시네코아, 씨네시티 등에서 “최소 12개관”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연속성을 가지려면 극장에 사람이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극장에 관이 나도 소용없다. 원론적으로 말해서 극장 체인들간에 경쟁력이 심화된 상태에서 공급하는 물건 자체가 달라야 한다는 차별화 전략에서 생겨난 것 같다”(스폰지 조성규 이사)는 해석과 “예술영화 시장이 너무 바닥이다. 관객이 창출된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으로 본다”(백두대간 김은경 이사)는 기대가 현재 교차하고 있는 중이다.

예술영화의 이같은 멀티플렉스 진입 움직임은 극장쪽 분위기와도 맞물린다. CGV가 그 예다. 아직 공식 명칭 및 운영원칙 등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인디영화전용관 혹은 예술영화전용관’이라고 알려진 프로젝트에 관해 CGV의 한 관계자는 “서울과 지방 합쳐 4개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상업적인 영화를 상영하는 전용관을 만드는 정도이고, 9월 초에 정식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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